‘주마가편(走馬加鞭)’으로 위기를 돌파하라
‘주마가편(走馬加鞭)’으로 위기를 돌파하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4.0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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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뚜벅이로 출퇴근합니다. 빨리 나와야 할 텐데” “제발 시기에 맞게 잘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기다려집니다. 빨리 나오면 좋겠어요.

모 인터넷 포탈에 개설된 현대차 ‘코나’ 공식 동호회 게시판에는 이처럼 현대차 소형SUV의 출시를 기다리는 글이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다.

지난 달 위장막을 씌운 코나의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관심은 더욱 높아지는 모습. ‘코나’ 동호회 게시판을 보면 SUV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사회 초년생들이 생에 첫 차로 소형SUV에 관심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들은 국내 시장에 이미 각 완성차 업체에서 출시한 소형SUV가 있음에도 후발주자인 현대차가 내놓을 ‘코나’의 출시를 손꼽아 기다리며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기대감이 기분 좋게 느껴지는 건 ‘코나’를 생산하는 공장이 울산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업들의 흥망성쇠가 지역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쌍용차와 평택’, ‘한국GM과 군산’이 그러했고 최근에는 울산을 지탱해 온 산업 중 하나인 조선업이 무너지면서 울산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오고 있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산업도 예전 같지 않다. 현대차의 실적부진이 계속되면 주력 생산기지인 울산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 ‘코나’의 성공이 울산경제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현대차 ‘코나’가 차별화된 상품성으로 출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공급 시점이 변수다.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놓고도 화룡점정을 하지 못하면 그동안의 노력은 물거품으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티볼리 등 소형SUV 차급에 대한 선택의 폭이 다양한데다 하반기에는 기아차도 소형 SUV ‘스토닉’을 출시하는 만큼 현대차는 적기 공급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현대차가 ‘코나’ 생산담당 직원 630명을 대상으로 특별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현대차는 과거 1세대 투싼을 출시하면서 노사 간 맨아워 및 증량협의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8개월가량 공급차질을 빚었던 적이 있다. 그 결과 신차 수요를 고스란히 후발주자인 기아차 스포티지에게 빼앗긴 뼈아픈 경험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코나’는 울산공장의 차세대 주력 차종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만큼 ‘코나’가 제 때 출시만 되면 국내 소형SUV 시장을 재편하고 포터처럼 울산공장 효자 차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터’는 이미 울산공장의 효자 차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포터는 지난 해 9만6천950대가 판매돼 전통의 강자 ‘아반떼’를 누르고 상용차로는 최초로 내수 판매 1위에 올랐다. 생계형 차량으로 꾸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인기 사양은 지금 주문해도 석 달을 기다려야 차량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인기는 지속되고 있다. 다만 최근 중국 둥펑(東風)자동차가 20~30%가량 저렴한 1톤 트럭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1톤 트럭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현대차 ‘포터’의 아성을 위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돼야 한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효자 차종이 많이 생산될수록 지역경제도 덩달아 활기를 찾을 것이라는 사실은 굳이 거론할 필요성이 없다.

팔 수 있을 때 신속하게 한 대라도 더 만드는 것이 경쟁력이자 위기를 피해갈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이다.

현대차는 소형SUV 시장의 도전자이자 국내 소형상용차 시장의 챔피언으로서 그 자리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라는 ‘주마가편(走馬加鞭)’의 마음가짐을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

<이주복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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