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팸투어 인상기] 숨겨진 비경 넘치는 능동적 예술수용 자세의 울산 下
[울산 팸투어 인상기] 숨겨진 비경 넘치는 능동적 예술수용 자세의 울산 下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4.0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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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시부터 시작된 아침 식사를 끝내고 아홉 시가 조금 지나 이튿날 첫 방문지인 장생포항 고래문화마을로 향했다.

이곳은 고래의 모든 것을 한 곳에서 살펴볼 수 있는 국내 유일 고래특구이다. 입구에 들어선 조형물은 화장실과 매표구까지 고래 형상으로 디자인되어 있었다. 1970년대의 생활상과 거리 풍경을 담은 세트장이 영화 탐방객들의 호기심을 끄는 가운데 각자 준비한 모바일 폰과 카메라가 분주히 움직였다.

아쉬운 것은 이곳에 현지인들이 생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세계의 아름다운 마을 선정위원회는 ‘아름다운 마을은 주민들이 자연적 조건에서 살면서 생활해야 한다’는 조건을 건다.

이어서 웅장한 고래박물관을 살펴보고, 고래잡이로 화려했던 그 시절의 모습들을 상상해 보았다. 생태체험관, 돌고래 생태 설명회 등 더 상세한 설명과 체험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다음 기회에는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돌고래가 영화나 드라마로 촬영되는 현장을 보고 싶다. 아쉬움이 있었지만 시간 관계상 간절곶으로 향했다.

동해안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다는 간절곶은 일출 명소로 매년 정월 초하루 일출 관광객들이 전국에서 모이는 곳이다. 이른 아침에도 길게 이어지는 해안선의 바닷가는 청량감을 발산하고 있었다.

소나무 숲과 바다가 어울리는 풍광은 명소가 되기에 충분했다. 드라마 세트장을 지나 나타난 횟집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울산 남구를 PR하기 위해 서동욱 남구청장이 몸소 간절곶까지 찾아오는 성의를 보였으며, 회를 곁들인 정오의 점심은 즐거운 담소 자리가 되었다.

마무리가 가까워지자 단체 촬영이 이어졌다. 이제 남은 탐방지는 외고산 옹기마을,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를 이어 온 전국 최대 규모의 옹기마을이었다. 다양한 옹기들이 위용을 자랑하며 예술품임을 밝히고 있는 듯했다. 황순원의 원작소설을 최하원 감독이 영화화한 『독짓는 늙은이』의 주인공은 송영감인데 옹기에 대해 설명해주는 옹기마을의 장인은 비교적 젊어 보였다. 성형을 마친 굽기 전의 옹기, 구운 옹기, 예술품이 된 옹기, 기네스에 등재된 세계 최대의 옹기 등이 포진한 옹기마을의 그릇들은 실로 장관이었다.

일행은 복순도가의 막걸리 선물을 하나씩 들고 16시 08분 울산 출발, 18시 18분 서울역 도착의 KTX 제144 열차를 타고 울산을 떠났다. 짧은 울산 여행이었지만 많은 상상을 하며 보낸 값진 ‘팸 투어’였다.

울산 12경에 들면서도 여행에서 빠진 곳도 있었다.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가지산 사계, 신불산 억새평원, 대운산 내원암 계곡은 드라마의 시대극이나 사극, 울산대공원은 가족물의 촬영에, 강동·주전의 몽돌해변은 지속적인 드라마나 영화의 촬영에 적합한 장소라고 생각하며 다음번 세부 헌팅 때 둘러볼 것을 기약해 보았다.

이외에도 울산은 무용, 문학, 미술, 연극, 음악, 전통, 사진 등과 연계한 많은 통합예술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곳으로 생각된다.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연구 대상의 장소인 울산, 지구상에서 신석기 시대의 가장 오래된 포경 유적인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와 선사시대의 암각화, 그리고 신라시대의 세선화와 명문 등 여러 시대에 걸친 각종 문양들이 새겨진 국보 제147호 천전리각석은 관광상품 개발의 훌륭한 아이템이며, 여러 영역에서 활용 가치가 높은 브랜드로서 충분하다. 앞으로도 울산의 문화·예술·관광 개발을 위해 이들과의 지속적 관계가 필요할 듯하다.

예술가들은 상상력으로 생존해 온 사람들이다. 영화 관련 제작자, 시나리오작가, 기획자, 감독, 촬영, 조명, 평론가 등 예술가들에게 개방된 대한민국 남동단 울산의 이곳저곳은 문화 예술의 비경을 간직한 곳이다. 많은 예술가들이 울산 시내를 벗어나 주변 지역을 즐기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그들이 던지는 작은 한마디가 울산의 문화를 영글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이번 팸 투어에는 지상학(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 고응호(영화감독), 김성훈(영화감독), 김양득(영화감독), 김정용(영화감독), 송경식(영화감독), 문상훈(시나리오작가), 박성아(시나리오작가), 서영조(시나리오작가), 정다은(시나리오작가), 허성수(시나리오작가), 한상운(영화촬영감독협회 고문), 조동관(영화촬영감독협회 이사장), 조병구(촬영감독), 장재기(촬영감독), 하재영(촬영감독), 장석용(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양경미(영화평론가), 민병선(영화평론가), 송재문(영화기획프로듀서협회 부회장), 서장현(영화사 대표), 황인뢰(방송PD/그룹에이트 제작이사), 윤동실(영화기술단체협의회 사무국장), 전명천(조명감독), 진재범(고문변호사)와 울산영화인협회 홍종오 지회장 및 협회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장석용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한국영상작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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