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자라는 꿈과 미래를 응원합니다
도서관에서 자라는 꿈과 미래를 응원합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4.0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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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전 유치원 아이들의 ‘까르르’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저녁이면 교복을 입은 청소년, 두꺼운 책과 씨름하는 청년들이 하나둘 책상을 채운다. 주말에는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삼삼오오 머리를 맞대는 이 곳. ‘도서관’이다. 책을 읽는 도서관에서 웃음소리가 들리고 가족이 나들이를 할 수 있냐고 되묻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최근 10여년 사이 도서관의 이미지는 많이 바뀌었다. 조용히 앉아 책만 읽을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친구들과 독서토론을 하고, 할머니 선생님으로부터 동화구연을 듣고, 각종 문화 프로그램을 골라서 들을 수 있는 우리 동네 쉼터이자 책 놀이터가 됐다. 도서관은 학교도 아니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시험공부를 하는 독서실도, 책을 보존하고 보관하는 창고도 아니다. 지역사회의 정보문화 공간이자 책을 읽으며 소통하고 토론하는 역동적인 공론의 장인 것이다.

-도서관도시 북구에 들어서는 7번째 구립 ‘매곡도서관’

오는 9월 울산 북구 매곡동에서 개관하는 매곡도서관 역시 도서관 기능은 물론 문화활동을 동시에 누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 71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책의 숲을 거닐다’라는 콘셉트로 만든다. 또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 우수 건축물로 예비인증을 받아 지역 최초로 장애물 없는 건축물로 탄생할 전망이다. 매곡도서관은 과거 동네 사랑방이나 마을 정자처럼 지역 공동체 형성의 중심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우리 북구에는 도서관이 36곳이나 있다. 집 밖으로 걸음을 옮기면 구립도서관과 작은도서관 등 10분 안에 도서관을 만난다. 컨테이너 박스를 활용한 이색도서관, 산책 중에도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공중전화부스 활용 미니도서관, 아파트 내 공동돌봄을 자처하는 작은도서관까지 필요에 따라 누구나 쉽게 이용이 가능하다. 북구의 도서관 수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인구 5천242명당 도서관이 하나 정도 있다. 인구 7천760명당 도서관이 하나인 전국평균과 비교하면 도서관 수는 평균을 상회한다. 물론 도서관 수가 많다고 ‘도서관 도시’로 명성을 쌓아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잘 갖춰진 인프라 위에 각종 소프트웨어를 꾸준히 채워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주민 욕구를 충족하는 도서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며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도서관도시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생각근육을 키워나가는 ‘책읽기’

지난해 울산에서 수능 만점자가 나왔다. 만 3세부터 도서관을 찾아 어린이 자료실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그는 독서가 수능 만점 비결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또 어느 영재아의 아버지가 아이들과 도서관에 자주 가기 위해 지금까지 수십 번 이사를 감행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게이츠는 ‘오늘의 나를 만들어 준 것은 조국도, 어머니도 아니고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다’라고 했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를 언급하지 않아도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주변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아날로그의 대표주자격인 ‘책’이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할지도 모르겠다. 아날로그를 지나 디지털 시대를 건넌 지금의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책읽기에서 시작된 수많은 생각의 고리는 창조와 창의를 결합한 혁신으로 나타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생각근육을 키워 창의적인 혁신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아들 녀석이 주말 동안 인터넷 게임만 하는 것 같아 “도서관에 가보는 건 어떻겠냐”고 슬쩍 말을 건넸다. 아들 녀석의 표정이 ‘도서관은 조용하고 심심한 곳인 걸’하고 말하는 것 같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슬며시 아들의 손을 아내에게 쥐어줬다. 오늘 동네 도서관에서 책과 한바탕 놀이를 벌였을 아들은 밤새 상상의 나래를 펴며 책 속 주인공과 함께 뛰노는 꿈을 꿀 것이다. 오늘도 동네 도서관에서 무르익는 아이들의 꿈과 책을 통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모든 이들의 미래를 ‘도서관 도시’ 북구가 응원한다.

<박천동 울산 북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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