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국민소득 ‘제자리걸음’
10년째 국민소득 ‘제자리걸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4.0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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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평균 8년이 소요된다고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0년째 ‘3만 달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국민계정(잠정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2만7천561달러로, 전년(2만7천171달러)보다 1.4%(390달러) 증가했다.

2006년 2만 달러를 넘어선 이후 10년째 3만 달러 선을 돌파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이다. 원화기준 1인당 GNI는 3천198만원으로 전년대비 증가율이 4.0%에 이른다. 이는 작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천160.4원으로, 2.9%(28.9원) 상승한 영향이 크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달러화 환산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그동안 1인당 GNI 3만 달러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기준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잠재성장률 하락 등 성장세가 약화되면서 3만 달러 진입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통계로, 국민의 생활수준을 파악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은 2.8%로, 2년째 2%대에 머물렀다. GDP 성장률은 2011년 3.7%에서 2012년 2.3%로 크게 낮아진 뒤 2013년 2.9%, 2014년 3.3%로 올랐지만 2015년부터 2년 연속 2.8%에 그쳤다.

가계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도 전년보다 0.9% 늘어난 2만7천561달러로 집계됐다. PGDI는 국민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소득으로 실질적인 주머니 사정을 보여주는 지표로 꼽힌다.

총저축률은 35.8%로 전년(35.6%)보다 0.2%p 상승했다. 이는 1999년(35.9%)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로 이론적으로는 가계,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소득으로 지출하고 남은 돈이 많이 늘었다는 의미도 있지만 미래의 불안이 작용한 듯 보인다.

한편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동안 한일 양국의 경제력 격차가 점차 줄어들었지만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일본을 따라 둔화되고 있는 데다 여전히 기술 경쟁력은 일본에 뒤처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에 발표한 ‘한국경제, 얼마나 일본을 따라 잡았나’ 보고서에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4년 이후 한일 양국의 경제력 격차는 축소돼 왔었다.

세계 국내총생산(GDP) 규모 중 한국의 GDP가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 0.6%에서 지난해 1.9%까지 상승세를 이어 왔다. 반면 일본은 1980년 9.8%에서 1994년 17.5%까지 늘며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하락세로 전환, 지난해에는 6.3%까지 주저앉았다.

양국 간 1인당 GDP 격차도 1995년 3만196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9천671달러 수준으로 크게 축소됐다. 그러나 좁혀졌던 양국 간 격차가 한국의 성장세 둔화로 다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니 걱정스럽다.

기술경쟁력의 경우 한국은 2004년 8위로 일본을 역전, 2005년에는 2위까지 상승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5위를 기록, 10위를 기록한 일본에 재역전 당했다.

‘가위바위보 게임’도 질 수 없다는 일본은 멀어져가고 중국은 우리의 턱밑까지 맹추격중이다. 최근 한국 경제의 역동성이 크게 약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략난감’이다. 중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 제고가 시급해 보인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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