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있는 한 남자가 고등학생 딸아이 둘을 키우고 있었다. 어느 날 동네 대형마트에서 유아용품 활인 쿠폰이 날아왔다. 그 아버지는 화를 내며, “아이들의 임신을 조장하느냐”며 대형마트에 가서 따졌다. 대형마트 측에서는 “컴퓨터가 자동으로 발송한 것”이라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다음 날 딸아이로부터 임신 4개월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래서 대형마트에 가서 “어떻게 아버지보다 먼저 딸아이의 임신 사실을 알았느냐”고 물으니, 마트 측에서 말하기를 “갑자기 자제분의 소비 패턴이 무공해 화장품부터 시작해서 임신 때 주로 사용하는 제품들만 구매해 갔다”고 했다.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소비자에게 맞춤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마트에서 라면을 자주 구매해가는 소비자가 있다. 학습된 인공지능은 어느 때쯤이면 그 손님이 라면을 구매하러 올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안다. 이것은 창고에 라면 재고를 대량으로 쌓아두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대기업도 소비자의 패턴을 학습시키면 많은 재고를 두지 않아도 된다. 날씨, 온도, 환률, 구매처의 주식가격, 주가 등 소비자의 많은 정보를 학습시켜 두면 악성재고는 사라지고, 자재창고가 작아지므로 공장부지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처럼 진정한 소비자의 시대가 되는 4차 산업혁명은 다품종 소량생산이 살 길이다.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시티, 사물인터넷 등이 있다. 이 바탕에는 센서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지능을 가진 센서’ 더 정확하게는 ‘지능을 가진 센서 시스템’이 4차 산업혁명의 소비자 시대를 열어갈 기반이다. 이런 센서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센서 시스템을 ‘스마트 센서’라 한다. 그러면 원천기술이며 기초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센서를 개발해야 하나. 그보다는 개발된 센서를 이용하여 스스로 의사결정 할 수 있는 알고리즘으로 시스템화하여 산업 용도에 맞는 스마트 센서를 개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소비자 맞춤형 즉, 인공지능화를 위해서는 빅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러나 무조건 데이터가 많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그 많은 데이터 중에 옳지 않은 데이터가 있으면 학습시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데이터가 어떤 경우에 어떠한 결과를 나타냈는지는 사람이 학습시킬 때 알려주어야 한다. 의사결정을 알려주기 위해서는 그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숙련된 사람이 필요하다. 만약 데이터가 없으면 지금이라도 학습시킬 수 있는 데이터를 축척해가야 한다.
울산 석유화학산업뿐만 아니라 울산 제조업이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할 소비자 시대를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선, △첫째, 인공지능화하기 위한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며, 이를 위하여 다양한 센서 시스템을 공장에 설치해야 한다. △둘째, 기업에서 자료(빅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 보다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과거 기업에서 기업비밀이라고 하는 것을 공개하지 않으면 빅데이터 수집이 어렵다. △셋째, 자동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떤 경우에 사고가 발생했고, 어떤 경우에 소비가 이뤄졌고, 어떤 경우에 성장했는지 등을 아는 숙련된 고경험자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스마트 센서 시스템을 갖추어 자동화 및 중앙집중식 정보수집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소량 다품종 생산구조로 변화해야 4차 산업혁명에도, 새로운 소비자 시대에도 멈춤 없는 성장을 이어갈 것이다.
최상복 센시㈜ 대표이사/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