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의날’ 특별기고 ⑥]스마트 센서, 소비자 시대의 마중물
[‘화학의날’ 특별기고 ⑥]스마트 센서, 소비자 시대의 마중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3.22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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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여기저기 등장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해보았다. 첫 번째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의 발명’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산업혁명은 ‘대량생산의 시대’로 바뀌었다. 세 번째 산업혁명은 ‘자동화 시대’다. 현재 산업현장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동화가 되었다. 또한 인터넷의 발달로 자동화 기술의 평준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되니 선진국에서 먹거리가 줄어들었고, 그래서 4차 산업혁명 즉, “네 번째 산업혁명을 해보자”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소비자의 시대’다. 오해하지 말 것은 “소비자가 왕이다”라는 말과는 사뭇 다르다.

미국에 있는 한 남자가 고등학생 딸아이 둘을 키우고 있었다. 어느 날 동네 대형마트에서 유아용품 활인 쿠폰이 날아왔다. 그 아버지는 화를 내며, “아이들의 임신을 조장하느냐”며 대형마트에 가서 따졌다. 대형마트 측에서는 “컴퓨터가 자동으로 발송한 것”이라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다음 날 딸아이로부터 임신 4개월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래서 대형마트에 가서 “어떻게 아버지보다 먼저 딸아이의 임신 사실을 알았느냐”고 물으니, 마트 측에서 말하기를 “갑자기 자제분의 소비 패턴이 무공해 화장품부터 시작해서 임신 때 주로 사용하는 제품들만 구매해 갔다”고 했다.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소비자에게 맞춤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마트에서 라면을 자주 구매해가는 소비자가 있다. 학습된 인공지능은 어느 때쯤이면 그 손님이 라면을 구매하러 올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안다. 이것은 창고에 라면 재고를 대량으로 쌓아두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대기업도 소비자의 패턴을 학습시키면 많은 재고를 두지 않아도 된다. 날씨, 온도, 환률, 구매처의 주식가격, 주가 등 소비자의 많은 정보를 학습시켜 두면 악성재고는 사라지고, 자재창고가 작아지므로 공장부지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처럼 진정한 소비자의 시대가 되는 4차 산업혁명은 다품종 소량생산이 살 길이다.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시티, 사물인터넷 등이 있다. 이 바탕에는 센서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지능을 가진 센서’ 더 정확하게는 ‘지능을 가진 센서 시스템’이 4차 산업혁명의 소비자 시대를 열어갈 기반이다. 이런 센서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센서 시스템을 ‘스마트 센서’라 한다. 그러면 원천기술이며 기초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센서를 개발해야 하나. 그보다는 개발된 센서를 이용하여 스스로 의사결정 할 수 있는 알고리즘으로 시스템화하여 산업 용도에 맞는 스마트 센서를 개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소비자 맞춤형 즉, 인공지능화를 위해서는 빅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러나 무조건 데이터가 많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그 많은 데이터 중에 옳지 않은 데이터가 있으면 학습시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데이터가 어떤 경우에 어떠한 결과를 나타냈는지는 사람이 학습시킬 때 알려주어야 한다. 의사결정을 알려주기 위해서는 그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숙련된 사람이 필요하다. 만약 데이터가 없으면 지금이라도 학습시킬 수 있는 데이터를 축척해가야 한다.

울산 석유화학산업뿐만 아니라 울산 제조업이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할 소비자 시대를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선, △첫째, 인공지능화하기 위한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며, 이를 위하여 다양한 센서 시스템을 공장에 설치해야 한다. △둘째, 기업에서 자료(빅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 보다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과거 기업에서 기업비밀이라고 하는 것을 공개하지 않으면 빅데이터 수집이 어렵다. △셋째, 자동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떤 경우에 사고가 발생했고, 어떤 경우에 소비가 이뤄졌고, 어떤 경우에 성장했는지 등을 아는 숙련된 고경험자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스마트 센서 시스템을 갖추어 자동화 및 중앙집중식 정보수집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소량 다품종 생산구조로 변화해야 4차 산업혁명에도, 새로운 소비자 시대에도 멈춤 없는 성장을 이어갈 것이다.

최상복 센시㈜ 대표이사/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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