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관의 경험에서는 피의자가 다음과 같은 행동을 보이면 십중팔구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더 깊이 파고든다. 다음의 소개는 외국의 경우가 되어서 문화적으로 차이가 나는 우리의 경우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감안 하더라도 일상생활에서, 회사에서 동료 간에, 부모 자녀 간에도, 학교의 선생님과 학생과의 대화에서도 상대방이 진실되게 나오는가를 가늠하는데 참고가 된다. 우선 마주 앉은 상태에서 질문을 하였을 때 상대방의 대답에 진실성이 있는지 살피는 데에는 그의 얼굴 모습의 변화를 흔히 지적한다. 눈길이 좌우로 쓸 데 없이 바뀌는지 아닌지, 괜히 내리깔고 있는지, 얼굴이 빨개지는지 아닌지(글쎄요, 어느 인종에서는 힘들지만) 등이다. 그러나 노련한 수사관은 이 모습 외에도 그의 손놀림을 순간적으로 포착한다. 쓸 데 없이 손가락을 접었다 폈다 하는가, 손톱을 건드리는가, 손바닥을 만지작거리는 손놀림의 빠르기를 비교한다. 다음이 ‘공공의 적(?)’에도 나왔듯이 앉아있는 상태에서 발의 움직임, 발떨림의 변화이다. 서로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 할 때 발떨림을 포착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그가 거짓으로 말할 때에는 자신도 모르게 발을 떨거나 과장되게 발을 꼰다. 자신도 모르게 한다는 사실이 수사관에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즉, 우리가 참고하는 것이 된다. 물론 대화중에 자신도 모르게 말이 헛나오는 경우도 이에 해당되는 것이다. 전문 용어로 ‘무의식’의 증거이다.
끝으로 대화의 거리이다. 울산대학교 대학원에서 실험연구를 해보았던 내용인데 썩 잘 나온 결과가 아니라도 참고가 된다. 아랍계통의 사람은 입에서 나오는 냄새를 맡을 만큼 가까이에서 말을 나누어야 신뢰를 받는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약 1m가 조금 넘는 상태가 되어야 편안해서 좋다고 한다. 그러니까 조금 더 가까이 갔을 때 얼굴 표정이 바로 변하면 무엇인가를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공식적 관계는 1m 50cm, 상담하는 장면에서 흔히 거론 되는 상태이다. 이보다 더 멀리 있어도 소원함을 느끼고 더 가까이 있으면 불편한 상태가 되어 다른 말을 하게 되는 경우이다. 요즈음 가정에서 보는 텔레비전의 크기가 사실은 친밀감을 크게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크다고 좋아서 거실의 끝에 놓고 가족들은 이만큼 멀리 떨어져 있는데 사실은 남의 이야기를 멀리서 보고 듣는 격이 되는 것이다.
김경준을 조사할 때 수사관은 그의 입 벌림에 주목해야 한다. 입을 계속 크게 벌리고 있으면 그만큼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고, 보통의 입 벌림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그만큼 신뢰할 수 있는 것이 된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행동을 강화 받은, 학습된 행동이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입을 약간, 때로는 멋이 있다고 벌리고 거짓말을 하여도 사람들은 통하더라는 보상을 받은 경우가 계속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경우도 있다.
신뢰 받기 위해서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이 제일이다. 지금 울산에서는 움직이지 않는 모습의 사진들이 잔뜩 걸려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진과 함께 교육감이 되겠다는 사진까지 모두들 자연스럽게 보이려고 애를 쓰고 있다. 이 사진들에서 움직이는 손짓, 발짓, 표정의 변화까지 찾을 수 있으면 진실된 사람을 선택할 수 있을 터인데 그러지 못해서 못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