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주민 힘들다
동구주민 힘들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3.2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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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포산터널 통행료 인상 철회하길

꽃피는 춘삼월. 향기 가득한 봄꽃들의 향연을 기대할 수 있어 참 좋다. 또한 움츠렸던 겨울을 이겨내고 생기를 불어넣는 달이다. 거센 추위를 뚫고 자라나는 새싹들처럼 저마다 학교들도 신학기에 들어가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지난 삼월 초부터 동구에 불어오는 봄소식은 동구민의 길목인 염포산터널 등의 통행료 인상 소식으로 우울한 분위기다. 현대중공업 분사가 최종 확정된 지 며칠도 안 돼 날아든 통행료 인상 소식은 동구주민을 두 번 울리게 하는 일이다.

또다시 거리에는 동구주민이 힘들고 동구경제가 최악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리기 시작했고 통행료 인상 반대 기자회견과 시·구의원 1인 피켓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유인물을 제작해 시장과 상가를 돌며 통행료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대규모 집회까지 계획하는 일도 있었다.

상가는 상가대로 손님이 없어 집세 내기도 어려울 정도고, 잘나가던 시장상가의 임대료도 올라가자 텅 빈 점포들이 늘어나고, 장사 안 된다고 하소연하는 상인들은 물건 때문에 하루에도 시내를 몇 번씩 왔다 갔다 해야 하는 형편이라며, 통행료 인상은 저마다 말이 안 된다고 토로한다.

이렇듯 통행료 인상에 대해 동구주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울산시에 잘 전달될지도 의문이다. 떠나가는 동구, 떠나가는 울산을 더 이상 부추겨서는 안 된다.

◇개통한 지 2년도 안 돼 통행료 인상

울산시와 울산하버브릿지는 4월 1일부터 통행료를 인상할 예정이다. 염포산터널은 지난 96년 국비와 울산시 재정사업으로 건설해서 무료통행하기로 결정되었다가 동구주민들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울산대교와 함께 묶어 민자 유치로 건설했다. 그런 만큼 울산시는 요금 인상을 철회해야 마땅할 것이다.

또한 염포산터널은 우리 동구주민들의 대문이다. 생계를 위해 마을 어귀를 지나가는 주민들에게 통행료를 받는 곳은 전국 어디에도 없다.

가뜩이나 조선업 불황으로 어려운 지역 경기 속에 우리 집 대문을 드나드는데 무료로 다닌 것도 아니고 통행료를 부담하고 있지만 더 올리려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염포산터널은 당초보다 이용자들이 훨씬 더 많아 흑자가 나고 있음에도 개통한 지 2년도 되지 않아 서두르듯 통행료를 인상시키는 것은 동구의원이기 전에 동구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화가 나기까지 한다.

아무리 민자 사업으로 추진되었다고 해도 무료가 아닌 흑자 나는 터널 통행료를 인상시켜 적자 나는 울산대교 통행료를 메우려는 것은 모순된 일이다.

예부터 백성을 두려워하는 임금이 존중받고 칭송받을지언정 동구가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인 만큼 울산시도 동구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대왕암공원의 교육연수원도 갑갑해

좀처럼 동구에 먹구름이 걷히질 않는다. 동구에는 언제쯤 밝은 태양이 비출까. 모두가 그때를 기다리고 있다. 대왕암공원의 교육연수원도 참 갑갑한 상태다. 교육연수원의 조속한 이전만이 대왕암공원의 미래를 위한 시발점이 되기에 시급한 실정이지만 교육청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 계속해서 트집을 잡는다는 것은 답답한 노릇이다. 언제까지 되풀이만 하겠다는 것인가. 동구에서 화장장 부지를 처음 제안했을 때는 반대를 했다가 몇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화장장 부지를 고집하고 있으니 어쩌란 말인가.

지지부진의 수준도 지나치다.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울산교육연수원 이전사업은 지난 2012년 12월 교육청과 동구청 간에 약정서가 체결되면서 본격화됐고 이전보상금 113억 원도 이미 2013년 3월 수령해 간 상태다. 하지만 여태껏 이전부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동구는 대왕암공원의 교육연수원 이전 난항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너무나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현대중공업의 사업 분할도 내달 1일부터 본격화되고 하필 어려운 시기에 동구 관문인 통행료까지 인상될 전망이다. 서민생계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은 자명하기에 피해 갈 수 있다면 피해 갔으면 하는 바람만이 간절하다.

<박은심 울산동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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