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의날’ 특별기고 ③] 구직난과 구인난, 수상한 동거
[‘화학의날’ 특별기고 ③] 구직난과 구인난, 수상한 동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3.19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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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는 총칼 없는 전쟁터다.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면서 제조업에서는 위기감이 감돈다. 아직 우리 사회에는 구직난과 구인난이 동시에 존재한다. 특이한 현상이다. 회사는 사람을 구하기 힘들다고 하고, 젊은이들은 일할 직장이 없다고 한다. 얼핏 보면 모순투성이다. 그런데 양쪽의 사정을 자세히 들어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학생들은 급여수준이나 근무환경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회사의 입장은 다르다. 당장 일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해 장기간 회사에서 교육시킨 후 역량이 검증되면 만족할 만한 급여를 제공하겠다는 거다. 또 본인이 회사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도 학생들이 너무 성급하다고 한다.

그러면 어떤 직장을 선택해야 할까. 작지만 혁신적인 기술로 무장한 미래지향적인 회사를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기업들도 직장을 구하는 청년들에게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비전을 구체적으로, 적극적으로 제시하면 구인난을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우리 기성세대가 자신들이 성장한 젊은 시절은 잊어버리고, 자녀들에게 안정성 있는 대기업만을 권유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성이 필요하다. 사회적 성공의 열쇠는 꿈을 향해 도전하고 노력하는 끈기와 기백이다. 인간의 뇌가 외부환경에 반응을 계속할수록 지속적으로 변화해 간다. 이를 학습한 학생은 현실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다른 학생에 비해 훨씬 더 강하고 집요한 노력을 한다. 끈기 있게 노력하는 학생의 학업성취도는 지능만 있고 끈기가 없는 학생보다 훨씬 높다. 성공의 지름길은 안정적인 직장의 선택보다 회사와 함께 성장하고 싶은 끈질기고 열정적인 노력과 훨씬 더 관련이 깊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아내 그 꿈을 함께 실현할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해야 한다. 그 다음 끈기와 열정으로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노력하면 된다.

울산의 경우, 울산 전략산업인 정밀화학 업체의 생산직 인력 비중은 약 83%이며, 이 중 고졸과 전문대졸 학력의 기술생산직이 63%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에 비해 열악한 고용조건과 작업환경으로 인하여 지역 정밀화학 중소기업의 인력 부족난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따라서 현장 혁신의 핵심주체인 전문가 및 기술기능 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울산과학대학교의 기술사관 육성사업이 꼭 필요한 이유다. 특성화고에서 실험실습 위주의 교육을 이수한 후, 이어서 전문대에서 전공 관련 이론 및 기술교육을 심화시켜 기능 및 기술을 겸비한 인력을 양성하자는 것이다.

사관학교 하면 초급장교를 배출하는 육사, 해사, 공사가 떠오른다. 하지만 울산에도 대한민국 유일의 정밀화학 중소기업 기술사관학교가 있다. 기술사관 육성사업은 중소기업청과 교육부가 주관하는 국책사업이다. 특성화고 과정과 전문대학 과정의 교육을 통합 연계하여 전공에 특화된 기술인재 양성을 목표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더 나아가 구인난을 겪는 중소기업에는 우수한 현장맞춤형 인력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연계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졸업 후 사업단과 협약한 중소기업에 취업하고, 이 중 병역지정업체인 경우에는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할 수 있는 병역특례까지 받을 수 있다. 울산과학대학교는 6년 연속 우수 사업단으로 선정된 바 있다. 우리 교수진은 부모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으며, 고급 기술과 바른 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경제의 핵심은 사람이다. 한 사람의 개인이 국가의 가치를 높이고, 경제를 살려낼 수 있는 시대다.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될 가장 소중한 자산은 학생들의 잠재력을 찾아내는 일이다. 학생 개개인의 소질과 능력을 찾아내서 자신만의 소중한 꿈과 끼를 이루어가고, 사회에 나와서 훌륭한 인재가 되도록 교육해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와 정부 주도의 입학정원 감축이라는 위기에서도 울산과학대학교가 나아갈 길은 명확하다. 지역사회와 국가가 요구하는 현장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도록 끊임없이 변화하고, 세계시장에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의 국제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제11회 울산 화학의 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허정석 울산과학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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