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도 건립…원전지원금 남아도나?
야구장도 건립…원전지원금 남아도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3.16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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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군이 야구전용구장도 지을 모양이다. 신장열 울주군수는 16일 “서생면 간절곶 스포츠파크 일원에 주차장·관람석을 갖춘 야구전용구장 건립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길영 군의원의 군정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이었지만 의회 안팎에서는 군이 그려놓은 사업 밑그림을 최 의원이 펼쳐 보였다는 해석도 없지 않다.

야구동호인은 많은데 야구경기장 하나 없어 아쉽던 차에 야구전용구장을 짓겠다는 말은 누가 들어도 수긍이 간다. 명분에도 설득력이 있다. 최 의원은 “지역 야구인들이 다른 지역 야구장에서 사용료를 내고 친선경기를 하거나 아예 야구장을 빌리지 못해 경기조차 하지 못하다 보니 불만이 크다”고 했다. 기대효과도 엄청나다. 신 군수는 야구동호인들의 공간 마련, 원전주변지역 주민들의 정주여건 향상, 종합스포츠 공간 조성, ‘스포츠 훈련 메카’ 도약 등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군 지역의 야구동호인은 얼마나 될까? 군은 일반인과 유소년을 합쳐 약 1천100명으로 추산한다. 또 야구전용구장을 짓는 데 필요한 땅은 2만㎡, 건립비용은 토지매입비를 합쳐 150억원 남짓으로 본다. 이 비용은 넉넉한 원전지원금으로 충당한다지만 효율성 측면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군 지역 체육시설을 두고 ‘남아돈다’는 사람도 있다. 스포츠 기반시설로 간절곶 스포츠파크를 비롯한 50곳에 104면의 축구, 풋살, 족구, 게이트볼, 수영장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시·군 단위 최고·최대 체육시설’인 셈이다. 그러나 제대로 활용되는 시설이 몇이나 되는지는 미지수여서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 쓸모없이 놀리는 시설이 한두 곳이 아니라는 얘기다.

원전주변지역 주민들에게 ‘위험보상’ 차원에서 지원되는 원전지원금은 경우에 따라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 할 만큼 역기능이 강하다. 그러다보니 주민들 사이에서는 갈등과 반목과 분쟁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된다. ‘금전만능주의’가 의좋던 마을을 갈가리 찢어놓기 때문이다. 이 금전이 때론 비리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KBS울산은 최근 울주군 지역 심층취재를 통해 “마을마다 원전지원금 비리로 얼룩져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야구전용구장 건립을 원칙적으로는 반긴다. 그러나 먼저 서둘러야 할 일들이 있다. 주민들의 의견부터 듣고, ‘예산 낭비’ 소리가 안 나오게 수요와 각종 유발효과를 정확히 예측하라는 것이다. 이번 구상이 일부 선출직 공직자들의 치적 쌓기로 비쳐져서도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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