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의날’ 특별기고②]“내 나이가 어때서”…중소기업 도우미로
[화학의날’ 특별기고②]“내 나이가 어때서”…중소기업 도우미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3.16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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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의 ‘백전노장’들이 울산 지역사회에 봉사하겠다며 다시 뭉쳤다. 처음에는 ‘돌아온 공장장 모임’을 줄여 ‘돌공모’라 하였으나, 조금 고상한 명칭을 붙여야 한다기에 찾은 이름이 바로 NCN(New Challenge Network, 울산전문경력인사지원센터)이다. NCN은 울산이 전국 어디에도 내세울 만한 자랑거리다. 대한민국 근대화의 산업현장 최선봉에 나서 이끈 공장장들을 주축으로, 화학부문과 기계부문에 총 150여명의 위원이 활동하고 있다.

NCN은 우수 고급인력의 역외 유출을 막고, 이들의 풍부한 현장경험을 후진 양성과 지역기업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고자 2011년 정식으로 출범했다.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울산 주력산업군의 퇴직 임원들이 하나둘 모이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SK, S-OIL, 대한유화, 한화, LG화학, 롯데, 금호, 효성, 코오롱,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울산지역 3대 주력산업 현장에서 공장장 및 임원으로 근무한 후 퇴직한 전문경력인사들을 중심으로 조직되어 있다. 이들은 나이가 무색할 만큼 즐거운 마음으로 역동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NCN은 작년에 중소기업 43개 회사에 대해 기술컨설팅 사업을 지원하였고, 17개 회사에 1대1 멘토링 지원 85회, 5개 회사에 창조적 학습조직 프로그램 지원 49회, 그리고 21개 회사에 안전컨설팅 지원 21회를 수행하였다. 또한 지역 중·고·대학생을 대상으로 진로체험 교육, 산업체 탐방교육을 통해 울산지역 인재육성을 위한 지식나눔 멘토링을 실시하였다. 이와 같은 활동으로 지난해 10월 ‘2016 전국테크노파크 기업지원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전국 18개 테크노파크가 제출한 36개 사례 중 전체 1위로 선정되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화학산업은 울산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현재도 그렇고 미래에도 변함이 없다. 울산은 일찍이 석유화학단지 조성으로 대한민국 근대화를 이끌어왔지만, 미래 화학산업은 고부가가치 정밀화학산업과 신소재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이 영역은 다품종 소량생산의 산업 특성상 대개 중소기업들이 담당한다. 특히 NCN은 산업안전 분야와 품질향상 분야에 특화되어 중소기업 멘토링에 나설 계획이다. 산업안전은 기업 최고경영자가 직접 챙겨야 하고, 더 나아가 기업 안전문화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산업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울산공단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울산 최대 현안인 공단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중소기업 성장의 기본은 품질향상이다. 최근 ‘6시그마 블랙벨트’를 인증 받은 26명의 NCN 위원들이 산업현장을 직접 방문해 해당 중소기업 대표, 근로자들과 함께 공정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문제점을 진단해 품질향상을 위한 해결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6시그마’는 100만개 제품 중 불량을 3~4개 정도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제품설계, 제조, 서비스 등을 통계적으로 측정, 분석하고 개선점을 찾는 것이다. 1987년 모토로라에서 처음 시행된 경영기법으로 제너럴일렉트릭(GE)의 前 회장 잭 웰치에 의해 알려졌다. “우리가 가진 산업현장의 노하우가 울산지역 중소기업들의 품질향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한 위원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면 온 세상은 포근함으로 가득하고, 매 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작이 된다. 인간은 단지 경쟁만 하고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 공감하고 협력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플라톤이 법률을 완성한 것도, 프랭클린이 망원경을 발명한 것도 80세이고, 서성 김생의 글씨가 보다 신묘한 필력을 더한 것도 80세 이후다.

필자가 70대 중반까지 왕성한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건강비결은 ‘1570’이다. 1주일에 5번, 70분 동안 조깅을 한다. 요즘도 새벽 5시 반이면 남구 야음동 자택부터 인근 선암호수공원 솔밭길을 걷는다. 인생 백수시대, 그럼 아직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지 않은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NCN 위원들이 꿈 많은 소년으로 다시 태어나, 건강하고 활기찬 인생 제2막을 열어가길 소망한다.

박종훈 NCN 회장 화학네트워크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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