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길]소통이 뭐 어렵나요?
[돌담길]소통이 뭐 어렵나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3.1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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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이 인용되어도 시국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촛불과 태극기, 어르신과 젊은이. 속을 들여다보면 “내 탓이오”를 외치기보다는 서로 네 탓으로 돌리는 세상이다. 책임지는 사람이 도통 없다. 그러면 직장생활, 사회생활, 가정생활에 있어서 세대 간 갈등의 문화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감정의 동물은 심리적 공감대가 형성될 때 비로소 소통이 된다. 사회 구성원 간의 소통, 가족 간의 소통은 물론, 세대 간 소통이 중요한 시대가 작금의 현대사회다.

필자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취지를 두고 활동하고 있는 ‘네박자’ 모임이 있다. 이 모임의 연령대는 20대부터 50대 회원으로, 직업군도 매우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네박자’ 모임은 베이비붐 세대 이후의 세대 간 소통 단절 및 관계 약화를 해소하기 위하여 시작하였다. 폭 넓은 연령층이 모인 집단에서 다양한 의식과 문화에 익숙해지는 제일 좋은 방법은 학습이다. 학습 중에서도 빠른 스킬은 실습이다. 특히 봉사활동이다. 봉사에 무슨 나이가 필요하겠는가. 이렇게 태동한 세대별 소통 모임이 세박자로 시작해서 네박자로 늘어났다. ‘네박자’ 하면 대중들이 즐겨 부르는 가요가 떠오른다. ‘네박자 속에 사랑도, 이별도, 눈물도 있다’는 노래.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달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속에서 소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10년은 젊게 혹은 늙게 살 수도 있다. 실제 주민등록 나이에 비해 느끼는 육체적 나이와 정신적 나이는 사람마다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소통에도 나이가 있다. 어느 세대까지 원활한 소통이 되는지에 따라 소통 나이를 가늠할 수 있다. 20~30세가 먼저 연락이 와서 “같이 놀자”고 하면 소통 나이는 25세고, 60~70세가 부르면 소통 나이는 65세다. 물론 이 둘의 평균을 내면 소통 나이는 45세쯤 된다. 소통의 폭은 넓을수록 좋다. 폭이 넓을수록 많은 세대와 소통이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공감하며 소통하는 실제 나이는 대다수가 10살 정도로 보인다. 소통 나이가 10살을 넘어가면 별 재미가 없고, 공감대나 흥미의 대상도 차원이 다르다. 소통의 폭을 넓히려면 때로는 어린아이처럼 상황에 따라 생각과 행동이 바뀌어야 한다.

소통은 누가 옳고 틀린 걸 따지는 게 아니다. 상대방에게 맞추면 그것이 바로 소통이다. 아주 간단하고 쉽다. 그런데 상대방에게 맞추지 않기 때문에 소통이 안 되는 것이다. 노랫말에도 나온다. “내가 잘난 사람도, 지가 못난 사람도, 어차피 쿵짝이라네.” 상대가 공감하지 않는 것은 진정한 소통이 아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리더가 되려면, 더 많은 사람들을 이끌어 가려면 소통의 나이가 많아야 한다. 베이비붐 세대 대다수는 어린 시절 가난을 겪으면서 성장하였다. 하지만 지금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인 30대 이하의 세대는 다르다. 아니 다를 수밖에 없다. 과거 부모 방식대로만 하면 마음은 다른데 몸만 억지로 따라오는 모양새가 될 것이다.

또한 우리의 미래요 희망인 청소년들은 어르신을 공경하는 마음을 키워야 한다. 하나 모자란 것 없이 마음대로 소유할 수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와 부모님 세대가 고생하여 만든 것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10년, 20년 뒤 우리나라의 기둥이다. 5~10년이 지나면 베이비붐 세대는 대부분 퇴직하고 중심축은 새로운 세대로 움직인다. 지금부터 그 대비를 해야 하며 그 핵심은 소통문화를 바꾸는 것이다.

우리 모두 상대방의 생각과 행동을 우선 배려하는 마음으로 사랑, 존경, 봉사, 이해, 희생, 공감 정신을 ‘내가 먼저’ 실천하면 좋겠다. 세대 간 소통이 물 흐르듯 순조로운 대한민국의 미래 가정과 사회를 상상하니 너무 행복하다. 소통이 되면 박자가 맞고, 박자가 맞으면 모두가 행복하다. “내려 보는 사람도, 위를 보는 사람도, 어차피 쿵짝이라네. 쿵짝 쿵짝 쿵짜자 쿵짝.”

<이이경 우양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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