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육의 중요성
초등교육의 중요성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10.2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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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아동들은 최초로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학교에서 담임선생님의 지도아래 또래들과 서로 돕고 때로는 경쟁하면서 협동심과 사회성을 길러 장차 성인이 되었을 때 꼭 필요한 인지적·사회적 기술을 습득한다. 이 시기의 아동들이 겪는 다양한 경험들은 온 몸에 각인되어 장차 어떤 사람으로 어떤 빛깔을 가진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결정한다.

생의 8단계 이론으로 유명한 하버드대학교의 에릭선(Erikson)은 초등학교 시기는 (6세~11세) 근면성과 열등감이 형성되는 단계로서 자아성장의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로 보았다. 이런 근면성과 열등감은 타인과의 관계교류에서 주로 형성된다고 한다. 그 중에서 부모와 교사는 아동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므로 그 역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어느 부모가 자녀를 키우면서 실제 경험한 일을 다음과 같이 들려주었다.

밤11시경 깊은 잠에 빠져있었는데, 누군가가 배위에 걸터앉아 빰을 찰박찰박 때렸다. 엉겁결에 눈을 떠니 초등학교 1학년 아들 녀석이었다.

“○○아! 왜 그래?”

“아빠도 내 빰 때렸잖아!”

그날 낮에 있었던 일이다. 무선자동차를 사 주려고 가족들과 함께 완구점에 들렸는데 아들은 어느 것을 살 것인지를 결정하지 않고 이것저것 만지기만 하였다. “왜 그래,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 물어도 대답하지 않고 계속 투정을 부렸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다른 가게에 갔어도 똑 같은 태도를 보였다. 지치고 결단력 부족에 화도 나서 버릇을 고쳐주어야겠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호텔 지하화장실로 데려가 빰을 두 대 때리고 야단을 친 다음 아무것도 사지 않고 돌아왔다.

배위에 걸터앉아 눈물을 글썽이는 아들을 보면서 비록 어린 아이지만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으면 이 시간까지 잠도 자지 않고 잠들 때를 기다렸다가 화를 풀려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미안해. 아빤 다시는 때리지 않을 게.“

그리고는 아들을 껴안고 같이 잠을 잤다.

물론 17년 동안 그 약속을 지켜오고 있다.

그 아빠는 아들이 무선자동차 한 대가 아니고 두 대 갖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였고, 좀 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지 못하고 빰을 때려 자존심을 상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부자간의 신뢰에도 상처를 주었으며, 체벌 후에도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주는 추수지도가 없었던 점들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로서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이었다.

자녀가 바르게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가정에서 부모는 자녀의 모델 퍼스날(Model Personal)이 되어야 한다.

또한 부모는 자녀와 담임교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도 대화내용과 말투를 조심해야한다. 간혹 몰지각한 학부모들이 초등교사의 전문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녀들 앞에서 초등학교 교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인양 교직을 폄하하는 발언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동들이 학교에 와서는 담임선생님을 어떤 마음으로 대할까?

한 인간의 평생을 좌우할 수 있는 결정적 시기인 초등교육의 중요성을 조금이라도 인식한다면 교사들의 사기를 꺾는 말과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그들의 사기 저하는 교육력 손실을 가져오고 결국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내 자녀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교사는 사기를 먹고 산다. 끊임없는 외풍으로 인해 교사의 권위와 사기가 저하되면 학교교육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학부모들은 학교교육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아동들은 하루 종일 학교에 머물고 싶어 하고, 교사는 가르치는 보람과 아동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이 가득한 생기 넘치는 그런 교육현장은 우리나라에서는 거리가 먼 이야기일까?

정규원 웅촌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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