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결정 수용…화합된 모습을!
헌재 결정 수용…화합된 모습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3.09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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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이 밝았다. 대한민국 헌법에 관한 최고의 권위기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의 헌법위반 여부를 최종적으로 심판하는 시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런데 역사적 운명은, 박 대통령에게만 걸려있는 게 아니다.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는 이에게도, 반대하는 이에게도 똑같이 걸려있다. 헌재의 최종선고에 따른 역사적 운명이 우리 국민 모두에게, 더 나아가 한반도와 지구촌 전체에 걸려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 국민 대다수는 극도의 긴장감에 잠을 설쳤고, 밤을 새워가며 기도를 올렸다. 부디 이 나라와 국민을 생몰(生沒)의 위기에서 건져달라는 간구의 기도였다.

그러나 걱정이다. 걱정이 태산이다. 헌재의 결정에 순순히 승복하지 않고 저항하겠다는 일부 극렬세력들의 존재 때문이다. 이는 탄핵 찬성·반대 세력 모두에게서 엿볼 수 있다. 특히 일부 탄핵 반대 단체의 섬뜩한 구호에는 우려를 나타내지 않을 수 없다. 탄핵심판 하루 전인 9일 오후, 한 탄핵반대 단체는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탄핵 각하’와 함께 ‘계엄령 선포’ 구호를 외쳤다. ‘계엄령 선포’라니, 역사의 시계를 군사정권 시대로 되돌리자는 것인가? 군중심리 속에서 내뱉은 ‘소영웅주의적 으름장’ 정도로 치부하고 싶지만, 이처럼 선동적 극언(極言)은 삼가는 것이 국민과 나라를 위해 바람직할 것이다. 일부 탄핵찬성 진영의 ‘혁명’ 또는 탄핵반대 진영의 ‘아스팔트에 피’ 운운하는 선동적 발언도 섬뜩하기는 마찬가지다.

‘박근혜’라는 대통령 개인과 ‘대한민국’이라는 이 나라의 운명은 오늘 오전 11시면 그 윤곽이 또렷이 드러난다. 그 과정은 생중계되고 온 국민의 신경은 TV나 라디오로 집중될 것이다. 그리고 헌재의 탄핵심판 결과는 ‘인용’일 수도 있지만 ‘각하’일 수도 ‘기각’일 수도 있다. 신앙적 관점에서 본다면, 그 결과는 ‘신(神)의 뜻’, ‘신의 한 수’일 수도 있다. 이 말은 헌재의 결정을 모든 국민이 겸허하게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겸허한 수용을 권유하는 것은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의 운명이 헌재의 결정에 따라 끝장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발돋움할 것이라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 대다수는 ‘아스팔트의 피’를 부르는 ‘쿠데타’나 ‘혁명’이 아니라 대화합을 통한 평화로운 정권이양을 간절히 바랄 것이다. 그리고 ‘대화합’은 우리 국민 서로가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배려할 때 비로소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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