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버스 안전, 환부부터 도려내야
전세버스 안전, 환부부터 도려내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3.08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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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수학여행이나 현장학습에 이용되는 전세관광버스의 안전을 위해서는 관광버스회사 내부의 고질적 환부(患部)부터 과감히 도려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러한 주장은 교통문화시민연대와 전교조울산지부 등 6개 시민사회단체가 8일 울산시교육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회견에는 관광버스회사에서 해고된 운전기사 3인이 증인으로 나섰다.

해고 기사들의 증언은 놀라운 것들이었다. 이들은, 전세관광버스 운전기사 중에는 70이 넘는 고령자가 있고, 관광버스 중에는 운행 개시 8년이 지난 버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학생 수송 차량은 출고 후 3년 이하, 버스기사는 65세 이하가 적절하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또한 계약내용과는 달리 운전기사를 일용직 기사로 바꿔치기 하거나, 하도급 관행 때문에 관광버스 자체를 바꿔치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꼬집었다. 경찰의 음주측정 때는 계약 취소를 피하기 위해 전날 과음한 운전기사 대신 업체 직원이 응하는 꼼수를 쓴다는 폭로도 뒤따랐다.

주장이 사실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다수 학생의 안위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용직이라면 안전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을 개연성이 높고 취기가 덜 가신 상태에서 운전한다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해고된 관광버스 운전기사들의 폭로가 없었더라면 교육당국도, 경찰도 까맣게 모르고 넘어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찌 보면 해고 기사들의 증언은 학생들의 안전한 수학여행과 현장학습을 위한 안전장치나 다름없다. 이 대목은 울산시 교통부서와 경찰당국이 철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

조사할 대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관광버스 업계에 만연돼 있는 사실인지 여부는 조사를 통해 가려지겠지만, 다음의 주장은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지역 28개 관광버스회사 상당수가 운전기사를 3개월짜리 촉탁직으로 고용하는 바람에 운전기사들은 최저시급도 못 받으면서 무리한 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주장이다.

교통문화시민연대의 대안 제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운전자의 연령, 범죄사실, 운행경력 등의 정보를 공개하는 ‘기사실명제’와 ‘차량실명제’, 가칭 ‘특수여객자동차관리법’의 법제화, 하도급 관행의 근절과 같은 대안을 적극 검토하자는 제안이다. 안전한 현장학습, 안전한 수학여행을 보장하는 특단의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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