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빨간불로 바뀌면서 주울 새도 없이 차들이 출발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뒤를 한번 돌아보더니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골목으로 사라졌다.
폐지야 어쩔 수 없다지만 제법 부피가 큰 스티로폼들이 굴러다니니 도로가 어찌됐겠는가. 차 바퀴에 차여서 이리갔다 저리갔다 결국 밟혀서 깨지고….
추운 겨울에도 생계를 위해 거리를 전전하는 폐지 줍는 어르신들이 많이 보인다.
묵직한 리어카를 끌고 무단횡단 하거나 자전거 뒤에 물건을 묶고 갓길을 달리는 등 위험천만한 모습들을 마주할 때면 하나라도 더 싣어야 하는 속사정이야 모를까만은 휘청대는 어르신의 안전도 걱정되고,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쏟아지는 물건들로 인해 제2의 사고가 유발될까도 걱정스럽다.
어르신들이 굳이 거리로 나서지 않아도 생계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남구 신정동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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