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화합의 봄을 기다리며
국민화합의 봄을 기다리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3.0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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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국가는 입법, 사법, 행정의 3권이 분립되어 고유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는 나라일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란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낼 수 있는 사회일 것이다. 다만 ‘자유로운 목소리’란 자신의 유익만 추구하지 않고, 사회에 해를 주지 않으면서, 공익을 위하는 것일 때 낼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막다른 길목에 서 있는 느낌이다. 미국에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여러 나라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트럼프 정부와의 관계개선을 저울질하고 있는데도 우리나라는 그러한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70%가 넘는 무역으로 간신히 버텨 나가고는 있지만 나라 안 사정은 돌아볼수록 암담한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 최대의 기업 삼성은 총수가 구속되면서 신입사원 모집이 보류되고, 투자가 위축되고, 기업 브랜드는 추락의 길로 내달리고 있다.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없어 아우성인데도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허세 부리는 정치권은 오히려 이들의 일자리를 가로막는 주범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청년들이 무슨 일로 고민하고,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제대로 알기나 하나 싶어 한심한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헌재의 탄핵 결정이 임박해지면서 정치권이 ‘기각’이냐 ‘인용’이냐의 문제로 극한대립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 민심도 탄핵 ‘반대’와 ‘찬성’의 둘로 뚜렷이 양분되고 있다. 탄핵정국 초기에는 찬성의 촛불이 활활 타오르는 것 같았지만 지금은 그 반대로 태극기가 세차게 펄럭이면서 촛불의 기세를 꺾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정치인들은 국민이 원하는 것이 진정 무엇인가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수많은 국민이 삶에 지쳐 허덕이고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정치인들은 권력투쟁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 아닌가? 정말 이대로 가는 것이 올바른 길인가?

한 나라가 건강하게 성장·발전할 수 있으려면 건전한 비판과 올바른 대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국민의 올바른 판단과 행동은 정치권과 언론과 사법부가 올바른 기능을 다할 때 기대할 수 있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치인이라면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어야 한다.

나라가 걱정스럽다. 남북이 대립하고 북한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데도 민심은 진보와 보수로 쪼개지고, 탄핵 기각과 찬성 여론이 맞불을 지피고, 영호남이 갈라서고 있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어떻게 하면 이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고 나라를 밝은 미래로 이끌 수 있을 것인지, 암담하기 그지없다.

헌재의 탄핵 여부 결정 기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바라건대, 헌재는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고, 오로지 엄격한 헌법의 잣대로, 정직한 평가와 심의를 거쳐, 정확한 판결을 내리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법 앞에서 평등하고 차별 없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그래야만 혼란과 분열, 대립과 갈등을 하루 빨리 수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국민의 행복과 안전과 경제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고 연구하기보다 오직 권력 장악에 눈이 어두워, 국가의 현재와 미래는 뒤로 내팽개친 채 정권 창출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사실이 그렇다면 정치권은 국민적 지탄을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왜 정치를 하는가? 정치인 스스로를 위해서 하는가? 그것은 아니다. 정치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과연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미래와 기대에 얼마나 부응하고 있는지, 자신부터 냉정히 반성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금은 선택과 집중의 시대다. 올바른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한다면 개인이든 사회든 국가든 다 무너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진정 바라는 사회와 국가는 무한경쟁 시대에 끝없는 도전과 시련을 능히 극복해낼 수 있는 시스템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새 봄은 대립, 갈등, 분열과 같은 소모적인 것들은 뒤로하고 하루속히 온 국민이 행복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아름다운 봄이 되기를 희망한다. 정치인들은 국민의 축 늘어진 어깨를 보듬어 주고,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도록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바른 행동을 할 때라고 생각한다.

나의 잘못은 졸보기로 보려하면서도 타인의 잘못은 돋보기로 보려한다면 어떻게 이해와 용서와 배려와 사랑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사람은 누구나 미완의 피조물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잘못 할 수 있고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적잖이 가지고 있다. 조금만 포용하고 이해하고 배려하고 섬기고 나눈다면 오늘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어떠한 문제라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든 그 자리에 있다면 거기에 맞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 나라의 지도자이고 그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것이 국민인 우리가 할 일이다. 오늘의 이 혼란에서 하루속히 벗어나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 소망하고 기대한다. 오늘 하루도 예쁜 햇살을 피부로 느끼고, 꽃이 한 송이 두 송이 피어나는 것을 직감으로 느끼게 된다. 우리의 봄이 국민적 화합의 메시지와 함께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문병원 울산시의회 의원, 예결특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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