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라고 준군수(準郡守)가 없을 수 없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군에서 별 하나는 아직 장군대열에 들어가지 않은 것처럼 들리는, 우리 말 소리만으로는 준장(准將)이 있다. 소위는 다이몬드 표시 하나이지만, 소장은 별 표시가 두 개이다. 준장과 소장은 그 격이 다르다.
군수를 뽑으며 장차 지도자가 될 소양이 있나 없나를 생각하며 한 표를 찍지만 동시에 군민들이 뽑은 사람을 어떻게 대해주어야 지도자가 될 것인지도 생각해야 한다. 정말 민주주의 보통선거에서 투표는 간단한 것이 아니다.
준군수는 지도자로서 나의 권리만을 주장하고 남의 권리는 무시하는 천한 민주주의 표본이 되어서는 안 된다. 너무 기본적인 것이어서 초등학교 도덕교과서에서도 다루지 않는 이것을 말로만이라도 선거공약에도 넣지 않는 오늘이 불안하기만 하다. 입후보자의 과거 행적에서 남의 권리를 얼마나 성실하게 인정했는지 검토해보아야 한다.
준군수는 지도자로서 소신도, 신조도, 원칙도 없이 여기저기 인기만 얻으려는 사람이어서는 안 된다. 젊은 세대를 목표로 한 이 인기전술이 때로는 무능력자를 잘 못 판단하여 지도자로 뽑게 하는 수도 있다. 인기에만 몰두하여 국회의원 명패를 던지며 가장 도덕적인 척 했던 사람이 쌀 직불금(국정조사도 믿을 수없는 상황까지 가면 안 된다.)에 관련되었다면 민주주의 투표자체에 회의를 품게 된다. 정직한 소신을 갖고 있어야 준군수가 될 수 있다.
준군수는 군민의 뜻이라고 함부로 떠드는 사람이어서는 안 된다. 대개 이런 입발림 뒤에는 부정을 저지르고도 뻔뻔했던 얼굴이, 속셈은 독재적 야심이, 사리사욕을 감추려는 술수(術數)일 가능성이 많다. 나아가 더 근본적으로는 정견이 없는, 하다못해 북한에 지원할 울주군의 과일 배가 있다면 이것을 외국에 팔아 울주군의 교육재정에 보태겠다는 정견도 없이 군수자리만 엿보는 사람을 뽑아서는 안 된다.
이번에 선출되는 군수는 잔여임기만 채울 뿐이다. 그래서 더더욱 준군수라고 불릴만한 기간이다. 이 기간에 얼마나 준군수로 역할을 잘 하는지 살펴보겠다는 엄포를 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