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로서의 첫발
교사로서의 첫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3.0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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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을 의미하는 접두사 ‘첫-’이 들어간 말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첫사랑, 첫 직장, 첫아이… 많은 단어들이 연상될 겁니다. 그리고 동시에 설렘, 기대와 같은 긍정적인 감정과 걱정,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동시에 떠올려질 것입니다. 교사로서의 첫발을 내딛게 된 이 시점에서 저 역시 다양한 감정과 함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 반 학생들은 어떤 아이들일까? 좋은 관계를 만들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내가 과연 학급 경영을 잘 할 수 있을까? 주어진 업무를 할 때 실수하면 어쩌지?‘ 저의 감정지분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걱정이 7, 설렘이 3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반 학생들의 명부를 받는 순간 설렘이 7, 걱정이 3이 되었죠.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순간, 얼굴도 알지 못하는 제 학생들에게 애정이 샘솟았습니다. 이어서 어마어마한 책임감과 사명감,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걱정만 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으며, 걱정되는 만큼 철저히 준비하고 연습한다면 그 노력이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했습니다. 임용시험을 준비했을 때 항상 저에게 되뇐 말이었거든요. 실제로 그 노력들은 저를 배신하지 않고 이렇게 합격의 영광을 누리게 해주었으며 학생들 앞에서 교단위에 서 있을 기회를 주었습니다. 이번에도 이 명제는 유효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정신 차리고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차근차근 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생실습을 나갔을 때 썼던 실습록을 읽어보기도 하고, 학급경영 관련 서적을 사서 메모하고 정리했습니다. 선배 선생님들께 자료와 조언을 구하기도 했지요. 이렇게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저의 부족함을 깨닫고 절망하기도 하고,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면 되겠다는 방향이 잡혀 기뻐하기도 하고, 정말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이런 연수도 듣고 저런 활동도 해봐야지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저는 많은 실패를 겪을 것이라고 각오하고 있습니다. 교육이란 결코 그렇게 벼락치기로 공부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저도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패를 실패로 여기지 않고, 넘어졌을 때 무언가를 주워서 일어난다면, 즉 실패로부터 소중한 배움을 얻고 이를 적용한다면 분명히 저는 차근차근 성장해 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 첫 단추를 꿰는 순간의 요즘, 저는 기쁜 마음으로 첫 제자들과의 희로애락을 즐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걱정을 노력으로 승화시키며 설렘을 안고 이 모든 과정을 즐기겠습니다.

<강윤지 신정초등학교 신규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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