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데이’ 그 다음은 ‘글쓰는데이’
‘책읽는데이’ 그 다음은 ‘글쓰는데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2.23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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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데이’란 말이 부쩍 유행을 타는 것 같다. 필시 지방의 인기소주 ‘좋은데이’의 영향을 받았음직하다. 사실 경상도 사람들에게 ‘-데이’는 친근한 표현이다. 경상도 사투리의 ‘접미사’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데이’는 영어 ‘day’의 우리말 음가(音價)여서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울산시교육청도 ‘-데이’가 붙는 시책을 하나 내놓았다. 이른바 ‘울산학생 책읽는데이’ 사업이다. 이를 주제로 23일 행사를 하나 진행했다. 올해를 ‘독서문화 확산의 원년’으로 삼으면서 ‘책 읽는 학생, 책 읽는 울산’ 비전을 선포한 것이다. 교육청이 ‘책 읽기’에 주안점을 둔 것은 2017학년도 대학수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학성고 이영래 군이 수능 만점의 비결로 ‘독서’를 꼽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하간 탁월한 선택이란 생각이 든다. 학력 신장도 인성 함양도 독서가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사업 성격의 ‘울산학생 책읽는데이’는 한마디로 ‘독서 생활화 운동’이다. 이 운동은 초·중·고교생들에게 도움 되는 ‘올해의 책’ 4권을 선정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는다. 학급별로 필요한 책을 공공도서관에 신청해서 한 달 동안 30권 남짓 빌려보는 ‘책꾸러미 무료택배 서비스’도 있다. 일선학교에서 아침 자습시간, 야간 자율학습시간에 ‘하루 10분 책읽기’로 독서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프로그램도 있고, 학생과 교사가 어울리는 학급별 낭송, 낭독, 북토크, 찾아가는 인문학콘서트도 있다. 어느 하나 유익하지 않은 것이 없다. 사업예산은 지난해보다 26억 늘어난 40억 원이나 편성했다니 기대도 여간 크지 않다.

내친김에 한 가지 더 권하고 싶은 것이 있다. 가칭 ‘글쓰는데이’ 사업이다. ‘이를 권하는 이유가 있다. 첫째는, 독서가 글쓰기의 충분조건까진 못 되기 때문이다. 둘째는,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단면이기도 하지만, 지방의원, 공무원, 공직자를 비롯한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글쓰기 실력이 대체로 한심스러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책 읽기 습관 못지않게 글쓰기 습관도 어려서부터 몸에 배게 해야 실력이 느는 법이다. ‘독서문화 확산의 원년’인 만큼 ‘책읽는데이’ 사업에 우선 치중하는 것을 나무랄 이유는 없다. 다만 여유가 생기는 어느 시점, ‘글쓰는데이’ 사업에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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