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뉴스메모]새터민들의 보금자리 ‘예사랑교회’
[굿뉴스메모]새터민들의 보금자리 ‘예사랑교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2.23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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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통일선교대학 1기를 수료한 김철호 목사. 그는 곧바로 중국접경지역 내지를 탐방하면서 북한선교에 대한 비전을 품었지만 그동안 북한선교단체를 후원하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김 목사는 작년 여름 서울에서 열린 북한선교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더는 늦출 수 없다는 확고한 신념 아래 기어이 일을 저지르고 만다. ‘그렇게 소원하던 북한이탈주민 ‘새터민’들의 보금자리인 ‘예사랑교회’를 창립하게 된 것이다. 그는 그동안 울산순복음교회 담임목사, 대학교 외래교수, 울산기독교연합회 임원, 나눔과 기쁨 사역 및 푸드뱅크 울산본부 등 각종 단체를 섬기면서 목회 현장의 경계를 넘어서서 사회활동 또한 왕성하게 펼쳐 왔다.

현재 YMCA 강당을 빌려 예사랑교회로 쓰고 있는 김 목사는 지난 1월 15일 오후 5시 창립감사예배를 드리면서 역사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이날 행사를 축하하러 200여 명의 사람들이 원근각처에서 찾아왔다. 정구영 목사(순복음 서면교회)는 설교에서 “부산 영도에도 탈북민교회가 있는데 그들을 위해 기도하면 눈물부터 난다. 한민족이 공산주의와 민주주의로 이념갈등을 겪고 체제가 양분됐지만 이제 하나님의 뜻 안에서 평화통일을 이루자”고 강조했다.

최수근 목사(순복음 안락교회 원로)는 “김일성 주체사상으로 꽉 찬 탈북민에게 김일성 사상은 그들에게 유일한 종교였다. 그들에게 ‘구원의 확신을 갖고 믿음으로 살아라’고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우리는 그들이 예수님의 사랑의 폭탄에 녹아지도록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사랑의 수고와 헌신으로 이 사역을 잘 감당하라”고 권면했다.

세계협력선교회 대표 박원철 목사는 “1922년 구소련이 공산권이 된 지 69년 만에 공산주의를 탈피했다.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가 하나 되고, 2천400만 북한을 대표하는 탈북민교회가 뚜렷한 정체성으로 나아가며 선교단체와 협력하면 북한선교 70년에 즈음한 이때 하나님의 섭리로 북한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던 박 목사가 일행과 중국에 갔다가 공안에 체포·구금되었고, 며칠 전에야 겨우 풀려났다는 보도를 접했다. 이처럼 삶의 현장에서 복음을 전하고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돌보는 것은 첨단과학문명을 자랑하는 이즈음에도 생명을 담보로 하는 벼랑 끝 전술처럼 위태로운 실정이다.

현재 울산에는 600여 명의 새터민이 거주한다고 한다. 이들 대부분은 기초수급자로서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김철호 목사는 그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북한과는 모든 것이 낯선 이곳에서 새터민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새터민 지원센터를 열 계획이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그래서 이들을 위해 취업 및 창업지도, 의료지원, 법률지원, 상담지원을 실시할 것이다. 새터민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을 꾸려서 받는 것만이 아니라 나눔의 실천도 교육할 것이며,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만들고, 사회적응 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무엇보다 이들을 돕는 자원봉사체제 구축이 가장 시급하다. 여러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면서 당부의 말을 빠뜨리지 않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배우 성혜림과의 사이에서 낳은 김정남은 호탕한 성격에 자유분방했다고 한다. 그가 북한의 권력서열에서 밀리지 않았다면 세계를 유랑하듯 떠도는 일은 없었을 것이며,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이복동생 김정은에게 피습되는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김정남 암살 사건을 통해 권력세습의 잔혹함을 목격한 전 세계 사람들은 왕조시대보다 더한 북한정권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백주에 벌어진 테러에 경악해서 바라보고 있는데도 손으로 해를 가리듯 발뺌만 하는 북한이 측은하기까지 하다.

이런 즈음에 예사랑교회가 울산에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부디 예사랑교회가 새터민들의 아늑한 보금자리로 자리잡게 되기를 더더욱 간절히 바라게 된다.

박정관 굿뉴스울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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