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의 수중 생활 비밀 풀었다
고래의 수중 생활 비밀 풀었다
  • 김종창 기자
  • 승인 2017.02.2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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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OST, 바다 적응 유전자 첫 발견… 바다로 서식처 옮겨 골밀도 변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고래가 바다에 적응하는 데 기여한 유전자를 최초로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원래 육지에서 살던 우제류(발굽이 있는 포유류 동물)가 수 천만년 전 바다로 서식처를 옮기면서 진화한 고래는 진화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적·생리적 변화를 겪는데 급격한 골밀도의 변화도 그 중 하나다.

얕은 물가에서 생활하던 수 천만년 전의 고래는 높은 골밀도를 갖고 있어 뼈가 추의 역할을 했으나 완전히 수중생활에 적응한 현재의 고래는 매우 낮은 골밀도로 인해 부력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골밀도를 조절하는 원인 유전자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

KIOST 이정현 박사 연구팀은 섬유아세포성장인자(FGF) 분석을 통해 고래가 수중생활에 적응하는 데 기여한 유전자들을 발견했다. 인간과 고래류 등의 포유류에는 FGF 유전자 22종이 있다.

연구진은 고래가 잠수해 저산소 상태가 되면 간에서 FGF23의 발현을 유도해 낮은 골밀도를 유지하도록 진화하는 것을 밝혀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포유류에서 저산소증에 의해 FGF23 유전자 발현이 조절될 수 있음을 증명함으로써 저산소증과 관련된 인간의 질병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정현 박사는 “앞으로 해양생물이 오랜 세월 동안 바다 속에서 진화의 과정을 거쳐 획득한 다양한 특성에 연관된 유전자를 찾아 이를 이용하면, 인간 질병의 원인과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래는 어류가 아니고, 육지에서 생활하던 포유류 조상이 급격한 형태적·생리적 변화를 거쳐 해양생활에 완벽히 적응하도록 진화한 매우 독특하고 놀라운 동물이다.

특히 고래가 장시간 잠수를 하면서도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지 않는 기전, 삼투압을 조절하는 기전, 뛰어난 상처 치유 능력에 관련된 유전자 등을 밝히면 포유류인 인간 질환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획기적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KIOST 주요 과제인 ‘해양·극한 유전자 신기능 발굴 및 활용기술 개발’의 하나로 진행된 이 연구결과는 융합과학 분야의 권위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스(Scientific Reports) 1월호에 실렸다. 김종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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