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 함께 사는 길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 함께 사는 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2.20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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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경기활성화와 국가경쟁력을 견인했던 현대중공업이 장기화되는 경기불황 극복을 위한 구조조정 단행에 이어 ‘분사’라는 또 다른 자구책을 내놓았다.

현대중공업은 6개 사업부로 분사(현대중공업(주),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주), 현대건설기계(주), 현대로보틱스(주),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현대글로벌서비스)될 예정이며, 특히 3개 사업부는 분사와 함께 사업장 이전을 추진한다.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분할 방침을 결정한다.

이를 두고 노조는 물론 지역의 정·관가 등이 너나 할 것 없이 ‘반대’ 입장을 나타내며, 울산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고, 회사는 회사대로 분사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세계적 불황 때문에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을 도모해야 하는 기업의 현실을 이해하지만 구조조정으로 울산을 떠나는 근로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에 걱정하고 있다.

기업유치는 인구증가, 일자리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도시의 성장을 위해서는 인구증가와 적정인구의 유지가 필수적이다. 각 지자체가 파격적인 대우를 내걸며 사활을 걸고 있는 까닭이다.

반대로 기업이 떠나면 인구의 감소, 실업률 증가 등 지역경제가 곤두박질 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대중공업이 분사를 한다는데 대한 지역민들의 반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역경제 줄 타격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분사 사업장과 지역에 있는 연구개발 기능과 인력은 울산에 계속해서 남아 있기를 원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바램에서 회사가 일방적으로 떠나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책임을 전가하면서도 아무런 대안을 주고 있지 못하다는데 있다.

언뜻 사측의 잘못으로만 몰아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사측은 말할 것도 없이 구조조정 중단을, 일부 정치권은 중공업이 조산업의 위기를 틈타 재무건정성 확보, 각 사업부문 전문성 강화 등을 명분으로 회사 분할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당장 제 코가 석자임을 내세우면서 노조와 일부 정치권의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사측은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위기에 빠진 회사를 살리는 것이 우선이며, 그래서 택한 것이 분사로 사업 분할로 경쟁력을 확보하면 지역경제에 더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사내소식지 인사저널 ‘회사와 지역사회는 공동운명체’라는 글에서 사업 분할은 경영권에 속하는 사안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노조와 협의 없이 진행하는 구조조정은 중단돼야 한다는 노조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구조조정 중탄 투쟁을 멈추고 교섭 마무리 의지부터 보일 것을 요구했다.

또 일부 정치인에 대해서는 인기에만 영합하는 모습을 버리고 경영활동에 장애가 되는 규제를 완화하고 구조조정 반대투쟁에 매몰돼 있는 노조 설득에 앞장서기를 촉구했다.

현대중공업의 부활은 울산시민만의 바램이 아니다. 전 국민이 바라고 있는 위기극복에 노조와 정치권, 그리고 행정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노조는 회생의 돌파구를 찾는 사측에 힘을 보탠다는 전향적인 마인드가 받침이 되고, 정치권은 대안을 놓고 지역민을 설득하는 모습을, 회사는 진정성 있게 노조를 설득하고 투명한 경영을 약속해야 한다. 행정의 할 일은 기업을 운영하는데 불편한 점은 없는지 관심을 갖고 근본적 대책을 제시하고 풀어나가는 것이다.

<박선열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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