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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15번째 상경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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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16  21: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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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세상에 알려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마비시켰다. 막장 드라마에서도 보기 힘든 무법천지의 스토리가 하루에 수십 개씩 뉴스로 쏟아졌다. 그 즈음부터 필자는 매주 금요일, 혹은 토요일 새벽 광화문으로 나간다. 첫 촛불집회부터 지난 토요일에 있었던 15차 촛불집회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울산에서 서울 광화문 집회 현장으로 향했다. 물론, 집회 참여가 아닌, 경찰관으로서 집회 현장의 원활한 소통과 참여자들의 안전, 그리고 혹시 모를 우발상황에 대비하는 경비경찰로서 현장에 함께했다.

이제껏 본 적 없는 수십, 수백만 규모의 집회 현장 분위기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압도적인 것은 분위기만이 아니었다. 수십만 명이 모인 집회는 질서정연했고 시작부터 끝까지 평화적이었다. 경찰과의 충돌은 없었다. 오히려 유쾌했다. 시민들은 한 손에는 촛불을, 한 손에는 가족의 손을 잡고 흥겨운 노래로 민심을 알렸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의 집회는 질서유지선 침범, 기준치 이상의 소음, 출근 방해, 연좌·조로 점거로 교통 불편을 초래하는 등 죄의식 없는 불법집회로 얼룩져 있었다. 불법과 부당에 대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한 집단의 최후 수단이 집회라는 점에서 다른 기본권에 대한 침해 가능성 즉, 불법의 가능성은 거의 대부분의 집회·시위에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집회는 군중심리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언제 우발적인 사고가 터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촛불집회를 지키며 이 정도의 인파가 모인 집회 현장이 이렇게 까지 평화적일 수 있다는 것에 크게 감동했다. 특히 언젠가부터는 서로 의견이 다른 집회가 마주보고 개최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돌은 없었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집회·시위 문화는 그 나라의 의식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라고 한다. 어떤 이유에서든 자신들의 권리와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폭력으로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집회는 그 정당성을 잃을 수밖에 없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수많은 갈등과 혼탁한 정국 속에 지금의 촛불집회가 언제 끝날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렇더라도 전 세계 언론이 극찬한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끝까지 평화적인 집회를 이어나가길 기대한다. 나아가 이번 촛불집회가 우리나라 집회·시위 문화의 기조를 기분 좋게 바꾸게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박인혁 울산지방경찰청 1기동대 2제대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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