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마음이란 무엇인가, 생각을 이끌어내기 위해, 존(尊)을 풀어서 그 뜻풀이로 생각의 실마리를 잡는다. 尊은 술이 익었다는 추(酋) 밑에 촌(寸, 오른 손을 가리킴)이 합해서 높다는 뜻을 나타낸다. 즉, 높은 사람에게 술을 오른 손으로 바치는 마음이다. 그러니까 요즈음 젊은 친구들은 어른께 술을 따라드리는 경우, 이것을 모르고, 그 어른이 마주 보는 나의 왼쪽에 앉아있으면 무심코 왼손으로 병이나 주전자를 들어 술을 따른다. 어른께 술을 바치는 마음이 전혀 없는 경우이다. 경(敬)은 공경한다는, 삼간다는 뜻이다. 그래서 존경은 상대를 높게 보고, 모시는 마음을 갖는다는 것이다. 반대말이야 경멸하는 것이다. 멸시하는 것도 반대말이다.
존경하는 마음을 다른 각도에서 풀이하면, 그가 저기 위에 있을 때, ‘그를 향해 간다’는 것이다. 경멸하는 마음은 ‘그에게 등을 돌리고 간다’는 것이다. 종교적인 ‘믿음’을 두고 그를 향해 가는 것으로 풀이하면 쉽게 그 느낌이 온다. 그러나 신(神)은 절대적인 어떤 것이어서 존경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냥 그를 향해 갈뿐이다. 그렇다보니 김수창 신부의 말대로, 종교적 믿음을 갖게 되는 사람들 대부분은 아주 뛰어나 깨달음에 이른 사람이든지, 아니면 어딘가 좀 부족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한다. 어감이 좋지 않아 ‘어딘가 모자라는 사람’이라고 하지 않는다. 일상생활에서 진정한 종교적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은 믿음과 행동이 일치할 만큼 뛰어나든지, 아니면 너무 순수하여 그냥 믿어버릴 만큼 약간 부족한 사람이다.
울주군수가 되겠다고 입후보한 사람들, 모두 군민들로부터 존경 받고 싶어 한다. 마땅히 군수(郡守)는 군(郡)을 지키는(지킬 수 守) 사람이니까 존경 받을 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군민들이 그를 향해 간다. 여기에 입후보자의 일부는 협잡꾼과 같이 군민을 속이려 든다. 존경 받을 수 없다. 공약을 보면 알 수 있다. 여기에 입후보자의 일부는 다른 입후보자의 트집만 잡으려 든다. 존경 받을 수 없다. 법에 걸리는지 아닌지 알아보면 된다.
/ 박문태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