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과 저성장이 접목된 한국경제
불황과 저성장이 접목된 한국경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2.14 2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 대통령 탄핵정국 등에 기인한 정치불안,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한국형 저성장 터널이 접목된 작금의 경제상황은 한마디로 죽을 맛이다. 여러 가지 경제지표들을 분석해 보면 식당가 및 술집 경기는 소비심리가 얼어붙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음식점업 생산은 1년 전보다 1.3% 감소했다. 음식점업 생산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2개월 연속이었다. 음식점업 생산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은 메르스 사태로 소비심리가 나락으로 떨어진 2015년 6∼7월 이후 처음이다. 불경기에 ‘2차 가서 한잔 더’는 이젠 옛말이다. 술집도 ‘불황’이다. 불요불급한 외식비는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지갑을 닫는 항목 중 하나로 보인다.

식당, 술집 경기가 악화하는 것은 저성장이 장기화하며 가계소득은 그다지 늘지 않고 갚아야 할 빚은 많지만 언제까지 돈을 벌 수 있을지 모르는 불안감이 확산해서다. 이 때문에 당장 소득이 빠듯한 소비자들은 물론 소득이 있는 소비자들마저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해 11월 95.7, 12월 94.1, 올해 1월 93.3으로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CCSI가 100 미만이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7%는 한국경제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경제성장률은 2015년 2.6%에 비해 0.1% 포인트(p) 올랐지만 2014년 3.3%를 찍고서 2년 연속 2%대 중후반에 머물렀다.

작년에는 2014년 세월호 참사, 2015년 메르스 사태와 같은 메가톤급 악재는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작년 하반기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과 ‘최순실 게이트’ 등의 변수가 돌출했다지만, 경제 전반을 흔들 정도의 사건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2.7% 성장에 그친 것은 한국경제가 성장체력이 약화했음을 일깨워 준다.

이젠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민 전반의 소득 수준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올해도 내수 위축에 대한 불안감과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움직임 등으로 2%대 중반의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낮췄고 정부도 2.6%를 제시하고 있다. 심지어 한국경제연구원(2.1%)과 LG경제연구원(2.2%), 현대경제연구원(2.3%) 등 민간연구기관들은 2%대 초반을 예상하고 있다. 이미 민간에서는 생산요소를 최대한 사용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잠재성장률이 2%대로 떨어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새해 한국경제는 험난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소비가 급격히 악화하는 ‘소비절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저성장이 굳어졌고 이런 현실에 맞춰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수출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신흥국 경제가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수출에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한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주한미군의 사드를 둘러싼 한·중 갈등 개연성 등 악재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성장률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생산성 제고, 규제 개혁 등에 공을 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제라도 다양한 개혁을 통해 경제 효율성을 높이고 4차 산업혁명과 서비스산업 등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만 한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