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날 빌어야할 소원
정월대보름날 빌어야할 소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2.0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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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정월대보름이다. 한자어로는 ‘상원(上元)’이라고 한다. 상원이란 중원(中元 : 음력 7월 15일, 백중날)과 하원(下元 : 음력 10월 15일)에 대칭이 되는 말로서 우리 세시풍속에서는 가장 중요한 날로 설날만큼 비중이 크다.

새해 들어 처음 맞이하는 보름날로서 농사의 시작일이라 하여 매우 큰 명절로 여겼다. 지방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대보름날 자정을 전후로 마을의 평안을 비는 마을 제사를 지냈다. 대보름에는 오곡밥을 지어 먹으며, 아침 일찍 부럼이라고 하는 껍질이 단단한 과일을 깨물어서 마당에 버리는데, 이렇게 하면 1년 내내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부럼깨기). 또 귀밝이술을 마시고, 밤에는 뒷동산에 올라가 달맞이를 하며 소원 성취를 빌고 1년 농사를 점치기도 하였다. 즉 달빛이 희면 많은 비가 내리고 붉으면 가뭄이 들며, 달빛이 진하면 풍년이 오고 흐리면 흉년이 든다고 하였다. 대보름의 풍년과 복을 비는 행사로는 볏가릿대세우기·용알뜨기·놋다리밟기 등이 있고, 놀이로는 지신밟기·용궁맞이·하회별신굿·쥐불놀이·사자놀이·줄다리기·차전놀이 등이 있으며, 그 밖에 더위팔기도 있다.

정월대보름에는 예로부터 한해의 액운을 막고,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다섯 가지 잡곡을 섞어 지은 오곡밥을 먹는다.

오곡밥에 들어가는 잡곡의 종류는 시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찹쌀, 차조, 찰수수, 찰기장, 붉은팥, 검은콩 등을 들 수 있다. 하얀색의 찹쌀, 노란색의 차조, 찰기장, 갈색의 찰수수, 붉은색의 팥, 검은색의 콩이 어우러진 오곡밥은 보기에도 좋고 기능성 성분도 다양하다. 노란색의 조와 기장은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고, 쌀에 부족한 식이섬유와 무기질, 비타민이 많이 들어있다. 붉은색의 팥과 검은색의 콩 껍질에는 안토시아닌이 풍부한데, 안토시아닌은 로돕신의 재합성을 촉진해줘 눈 건강 유지와 콜레스테롤 억제에 도움을 준다.

갈색의 수수는 폴리페놀 성분이 높아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고, 혈당조절 기능을 하기 때문에 생활습관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오곡밥은 겨울철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한 선조의 지혜가 담긴 색깔먹거리이다. 또한 평상시에도 잡곡 섭취를 늘려 식단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정월대보름은 AI, 구제역 파동으로 대부분의 행사가 취소됐지만 그래도 일부행사는 추진되고 있어 산불을 비롯한 각종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정월보름에는 온 국민들이 빌어보는 소원이 너무나 많을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대통령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진행 중이고 특검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가 대통령 탄핵안이 인용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벅찬 일부 대선주자들의 발걸음은 바빠지고 있다. 농담 삼아 남이 못되는 것이 나에게는 잘되는 일이라는 식의 그릇된 발상이 자신이 권력을 잡을 수 있는 호기인 냥 설치는 모습이 왠지 볼썽사납다.

각종 가축질병이 불길처럼 번지고 국가경제는 파탄에 이르고 있고 젊은이들은 직장을 구하지 못해 허덕이고 있는데 이 나라를 구하겠다는 정치권은 하루도 조용할 날 없이 비방전만 벌이고 있다.

이번 정월대보름 둥근달이 떠오르면 진심으로 이 나라가 안정되고 경제가 되살아나길 빌어보고 싶다. 대선주자를 자칭하는 정치권도 이 같은 소원을 빌어 국민의 신망을 받는 정치인이 되길 기대한다. 국민이 있어야 나라도 있고 정치인이 있는 법이다. 혼자 잘났다고 국민을 우습게 보는 정치인은 자질이 없다. 국민의 안녕과 국가의 장래를 생각할 줄 아는 정치인이 될 수 있도록 달님에 빌어야 한다.

<이주복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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