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졸업식 문화,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
건전한 졸업식 문화,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2.07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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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 학교를 떠나 새로운 삶의 첫 단추를 끼게 되는 졸업식이 올해도 어김없이 차가운 바람과 함께 다가온다. 이 시기만 되면 기다렸다는 듯이 어른들이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졸업식 뒤풀이를 하는 소동이 일어나 부모들의 걱정이 앞선다.

몇 년 전만 해도 졸업식 문화는 졸업생들끼리 같이 몰려다니면서 교복을 찢거나 교복에 밀가루를 뿌리거나 계란을 던지는 등의 단순한 일탈행위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몇몇 졸업생들이 졸업식 뒤풀이를 강압적으로 하는 모습들이 발견되기도 해서 우려를 자아낸다.

그동안 경찰과 학교당국, 유관단체는 일그러진 졸업식 뒤풀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계도활동을 합동으로 펼쳐왔고 그 덕분에 졸업식 뒤풀이가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것을 차단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강압적인 졸업식 뒤풀이가 발생할 우려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에 경찰에서는 선제적 대응을 통해 아직도 남아있는 부정적 졸업식 뒤풀이 문화의 연결고리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일부 졸업생들의 강압적인 졸업식 뒤풀이가 학교폭력의 성격을 띤다는 사실 즉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졸업식 뒤풀이를 준비한다는 구실로 돈을 빼앗는 행위는 공갈죄, 밀가루나 계란 등을 던지는 행위는 폭행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또 강제로 옷을 벗게 한 뒤 거리를 알몸으로 돌아다니게 하거나 그 모습을 촬영하는 행위는 강제추행, 성폭력특례법 또는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로 처벌 받을 수도 있다.

이러한 행위들도 4대 사회악의 하나인 ‘학교폭력’으로 여겨질 수 있어 경찰에서도 학교전담경찰관(SPO)들이 주축이 되어 예방활동을 펴고 있다. 울산 경찰에서도 학사일정을 고려한 ‘단계별 맞춤형 대응’ 활동을 전개하려고 심혈을 기울여서 준비 중이다.

우선 1단계는 졸업식 전까지 하는 활동으로, 사전 홍보·교육을 강화하는 단계이다. 졸업식 당일 강압적 뒤풀이 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학교를 미리 선정해서 졸업식이 끝난 후 학교폭력 예상 지역을 합동으로 순찰하거나 강압적 뒤풀이 행위가 처벌대상임을 집중 교육하여 건전한 졸업식 문화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2단계는 졸업식 기간 중에 하는 활동으로 집중예방, 선도활동을 전개하는 단계이다. 학교폭력 위험이 높은 학교 또는 학교 측에서 미리 요청하는 학교를 위주로 예방활동에 집중하고 졸업식 당일에는 학교전담경찰관과 학생지도교사가 핫라인을 통해 즉응체계를 유지하도록 하고 정문 등에서 예방 캠페인에 나서는 한편 졸업식이 끝난 후 뒤풀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합동 순찰하겠다는 것이다.

3단계는 졸업 이후부터 신학기까지 하는 활동으로 졸업 이후 청소년을 대상으로 술·담배 판매행위나 주점 등의 출입을 허용하거나 고용하는 행위를 계도·단속하겠다는 것이다

몇 년 동안 정들었던 친구들과 헤어지고 내 집 같은 학교를 떠나야 하는 졸업식이 강압적인 뒤풀이로 안 좋은 추억을 남겨서야 되겠는가. 그러기보다는 나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애써주신 부모님, 선생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면서 좋은 마무리를 짓고 좋은 추억을 남겨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었으면 한다.

김웅희 울주경찰서 언양파출소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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