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김 시장
‘재미’있는 김 시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2.06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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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라는 말의 첫 번째 사전적 의미는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을 말한다.

놀이가 재미있다, 재미가 나는 사람 등 우리가 즐겨쓰는 명사다.

개인적으로 김기현 울산시장과의 대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는 바로 ‘재미’다.

지난 2004년 그가 국회의원에 출마하던 해에 물어봤다. “왜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세요?”

“재미있을 거 같지 않아요?” 돌아온 대답이다.

당시에는 단순히 재미로 출마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고, 이상했다.

그러다 수년 뒤 김 시장이 말한 ‘재미’의 의미를 알게 됐다.

재미라는 말은 “재미가 쏠쏠하다”는 예문처럼 ‘성과나 보람’이란 뜻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유년시절부터 ‘정치인’이 꿈이었다고 한다.

법대에 진학하고, 사법시험을 치고, 부장판사와 변호사를 거친 일련의 과정이 정치인이 되기 위한 꿈을 하나씩 실현해 나가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한다.

그가 말한 ‘재미’는 피땀나는 자기수련의 과정을 거쳐 이뤄내는 보람을 말하는 것이었다.

10년 뒤 울산시장에 출마한 김 시장에게 출마 사유를 물었을 때는 “재미있는 울산을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그런 김 시장을 지난달말 신년기자간담회에서 만났다.

조선업 등 주력산업 위기로 지역경제가 휘청거릴 때 시장직을 맡아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김 시장은 “머리에 원형탈모증이 생길 만큼 어렵고 힘들지만, 재미있다”고 했다.

시정 성과에 대한 김 시장의 논조는 단호했다.

시장 임기 4년 동안 무슨 업적을 남겨야 되겠다는 생각 자체는 위험한 발상이고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성과를 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하드웨어를 많이 짓고 건설하는 것인데, 필요한지 아닌지 모르고 막 지어내는 것은 굉장히 싫다고 했다.

김 시장은 “울산 미래 먹거리를 위해 새로운 신산업, 신소재와 신기술 R&D센터가 내 임기중인 현재까지 20개쯤 들어섰거나 진행중이다”라며 “앞으로 20년뒤, 빠르면 10년 뒤 울산경제가 죽니사니할 때 생고생하더니만 결국 잘 했네라고 역사가 분명히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민들이 향후 10년~20년 뒤 ‘재미’를 볼 수 있는 기반을 머리가 빠지도록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김 시장의 대선 출마 여부가 심심찮게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락 사태로 탄핵정국이 빚어지면서 조기대선이 가시화되자 김 시장은 ‘잠룡’으로 분류됐다.

남경필 경기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여야 시도지사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 시장은 ‘대선 출마가 기정사실’이라는 주위 평가와는 달리 확실한 태도를 취하지 않고 있다.

만약 김 시장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울산으로서는 또다른 재미다.

다가오는 대선에 김 시장이 ‘50대 기수론의 선봉’에 선다면 정치에 식상했던 울산시민들에게는 또다른 열광의 계기가 될 것이다.

서서히 달아오르는 대선 정국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흥미진진하다. 

<정재환 정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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