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의 대보름
화합의 대보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2.0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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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사람들은 하늘에 떠 있는 달을 인식했을까? 또한 달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고 선조 때부터 본능적으로 아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들은 아주 근본적으로 ‘왜?’ 라는 것을 던지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왜?’라는 질문 앞에서 달에 대한 과학적 견해가 펼쳐지고 분석이 생기며 원인에 대한 결과를 도출하게 된다. 다른 과학적 이유는 다루어 보지 않더라도 달에 대한 ‘감성’을 통한 기념일이 왜 생기게 되었으며, 또한 그 기념의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하늘의 달은 매번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우리의 눈에 들어온다. 해가 진 뒤에 남쪽 하늘에서 보이는 상현달, 해가 진 직후에 서쪽에서 보이는 초승달, 해가 뜨기 직전 동쪽 하늘에서 보이는 그믐달, 해가 뜰 무렵 남쪽 하늘에서 보이는 하현달, 한 밤중에 남쪽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보름달까지, 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른 날짜에 차오른 달은 때로는 가깝게 때로는 멀게 인류에게 깊은 영감을 주는 소재가 되었다. 특히 우리 옛 조상들은 달을 신성하게 여김과 동시에 친근한 삶의 일부분으로 생각했다. 은은한 달빛으로 물든 마을에서 다 같이 모여 강강술래로 하나가 되기도 하고, 더위팔기, 다리 밟기 등등 각종 놀이와 축제로 한 밤을 지새우는 날을 보내는 우리 조상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달집태우기로,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마음을 모았다. 이러한 기원들은 근본적으로 행운에 대한 믿음인데 막연한 행운에 대한 믿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무조건적인 믿음을 통한 극복이 아닌 이러한 행사를 통해서 한 해의 농사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을 고양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공동체 정신과 함께하는 풍습으로 친근한 삶의 일부분이기도 하며 가장 궁극적인 목적은 공동체 정신의 함양이라 할 수 있다. 다 같이 함께 즐기는 축제로 나 혼자만의 이득이 아니라, 모두 같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큰 행운과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런 측면에서 오늘날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극단적 개인주의 팽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정월 대보름 축제에서 말하고자 하는 공동체 정신이 분명한 답을 내려 줄 수 있다. 우리나라가 궁극적으로 지향하고자 하는 방향성을 전통축제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것이다. 다함께 모여서 축제를 준비하고, 음식을 나누며, 풍습을 지키는 행위에서 지금은 결여된 나눔의 실천에 대해서, 그리고 전통문화 계승의 정신에 대해서 조상들의 지혜를 볼 수 있다.

세월이 지남에 따라 각박한 사회로 변모하고 있지만, 각 지방에서는 정월대보름 행사를 통해서 전통을 지켜 나가고자 하며, 현대 사회에 잊혀져 가는 정신을 이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정월대보름 행사가 설날, 추석, 단오와 함께 4대 절기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그 안에 내포된 의미를 파악하고 계승하고 지켜내고자 하는 것은 큰 숙제이다.

지금을 비롯해 앞으로도 달에 대한 호기심으로 탐구와 연구는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앞서서 우리 조상들이 풍요로움의 상징이라고 생각했던 달, 은은하게 빛나는 달에서 비롯된 정월대보름 축제에 내포된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배워 자라는 후세에게 더욱 알리고 계승해야 하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김성연 울산 중구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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