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관광객 맞이, 빈틈은 없나?
중화권 관광객 맞이, 빈틈은 없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1.30 2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시가 중화권 관광객 유치에 소매를 걷어붙이는 모양새다. 여기서 ‘중화권(=중국문화권)’이란 중국 또는 해외 화교들의 생활권인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와 같은 나라를 가리킨다. 울산시는 최근 중화권 최대 명절인 춘절(1월 27일~2월 2일) 연휴기간 중에 중화권 단체관광객들이 울산을 찾아 1박 이상 체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가 처음으로 유치에 성공한 중화권 단체관광객은 608명으로 이들은 1월 12일부터 2월 17일 사이 19회에 걸쳐 울산 관광에 나설 예정이라고 한다. 사실이라면 이처럼 반갑고 고무적인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상세한 정보는 밝히지 않아 아쉬움으로 남는다. 울산 방문 시기가 1월 12일부터라지만 2주가 넘는 그동안 실제로 중화권 관광객 몇 명이 울산의 어디를 다녀갔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 이런 식의 발표라면 울산시가 중화권 단체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것이 맞는지 의문이 갈 수밖에 없다. 앞서 울산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초까지 울산 방문 여행상품을 위해 여행사 현장답사 팸투어를 실시했고, 시와 지역 비즈니스호텔 간 여행상품 협의를 위해 서울 등 인바운드 여행사 방문 세일즈를 꾸준히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최근의 보도자료에 울산을 찾은 중화권 관광객의 숫자, 관광지, 인기 관광상품 정도는 나올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상세 정보는 ‘깜깜이’ 수준일 뿐이어서 ‘과대포장 설 상품’ 같은 느낌마저 든다.

‘상세 정보’를 강조하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상세 정보가 있어야만 중화권 단체관광객들의 취향이 어떤지, 그들이 아쉬워하거나 불만족스러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을 알아낼 수 있고, 보완책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가 중화권 단체관광객 유치에 주목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지난해 정부의 ‘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 이후, 한·중 관계 악화로 중국 관광객을 통한 관광산업의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 진단하고 중화권 단체관광객에게 눈길을 돌린 것은 시의적절하고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울산의 여러 가지 관광여건들이 그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만큼 풍부한지 여부는 전혀 별개일 것이다.

울산시의 의욕만큼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시민들에게 환상을 심어주는 것은 자칫 실망감만 안겨줄지도 모를 일이다. 실적 과시용 행정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