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집안일, 남자도 같이 거든다면
명절 집안일, 남자도 같이 거든다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1.25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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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생물’이듯 명절 세시풍속 역시 ‘생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변화의 물결에 쉽사리 휩쓸리는 탓이다. 추석도 설도 예외가 아니다. 종갓집이나 집안어른 댁을 찾아가 차례를 지내고 세배를 드리던 우리네 설 풍속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최근의 각종 조사결과가 그런 사실을 피부로 느끼게 해준다.

포털 ‘네이트’ 운영자 SK커뮤니케이션즈는 최근 네티즌들의 이슈 토론 공간 ‘네이트Q’를 통해 명절을 앞둔 네티즌들의 의견을 캐물었다. ‘고향방문 대신 해외여행…어떻게 생각하십니까?’란 질문에 대한 답변이 놀라웠다. 전체 1만3천490표 가운데 36%(4천914표)만이 해외여행을 부정적으로 보았고, 62%(8천368표)는 ‘명절은 직장인들에게 모처럼 긴 휴식시간’이라며 해외여행을 긍정적으로 보았다.

조사결과는 “시간이 흐를수록 명절의 의미가 변한다”는 풀이를 낳게 해준다. ‘해외여행 찬성’ 이유에는 “금전 지출로 인한 경제적 부담, 부모·친지의 잔소리, 음식준비·가사노동으로 받는 명절 스트레스보다 차라리 여행이 낫다”는 명분이 우세했다. 전통적 가치관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다. 그래서일까. ‘명절연휴 가정폭력 45%↑’이란 경기남부경찰의 조사결과가 눈길을 끈다.

2015년 설부터 지난해 추석까지의 4차례 명절연휴(19일간)가 조사대상이었다. 이 기간에 일어난 가정폭력 사건은 총 4천130건, 하루 평균 217건이었고, 평소의 하루 평균 150건보다 45%(67건)가 더 많았다. 경찰은 가정폭력의 주된 형태를 ‘부부간 폭력’으로 보았고, 가장 큰 가정폭력 요인으로 ‘음주’를 손꼽았다. 왜 음주가 가정폭력, 부부싸움에다 심하면 이혼으로까지 이어지는지, 그 설명은 생략키로 한다. 다만 이 같은 후유증들이 ‘명절증후군’이란 사회적 이슈로 떠올라 ‘연구대상’이 되는 현실만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세태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어도 명절증후군만은 줄여 나갈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가정과 사회의 평화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명절증후군을 줄이는 지름길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가짐일 것이다. 부부 사이로 좁혀 볼 때 역지사지의 묘수 한 가지는 명절 집안일(가사노동)을 아내에게만 맡기지 않고 남편도 같이 거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폭을 좀 더 넓혀, 명절 집안일을 남녀가 골고루 나눠 맡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가정과 사회의 평화를 위해 꼭 한번 권하고 싶었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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