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산수화 1점 더 발견
반구대 산수화 1점 더 발견
  • 강귀일 기자
  • 승인 2017.01.19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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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 이달희 교수 ‘교남명승첩’서 ‘언양 반구대’ 확인
▲ '겸재 작 추정 '언양 반구대'.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1676∼1759)이 반구대를 소재로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산수화가 새롭게 확인됐다. 겸재의 작품으로 2008년 발굴돼 알려진 ‘반구’와는 별개의 작품이다.

이달희 반구대포럼 상임대표(울산대 교수)는 겸재의 화첩으로 알려진 ‘교남명승첩(嶠南名勝帖)’에서 ‘언양 반구대’라는 화제의 작품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교남명승첩’은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상하 2권 58폭으로, 그림 한 점의 크기는 가로 26cm, 세로 38cm이다. 1권에 30폭, 2권에 28폭으로 영남 34개 지역, 58개 명승이 수록돼 있다. 그림에는 명승지의 명칭이 소재지명과 함게 기록돼 있다.

‘언양 반구대’는 1권 23면에 실려 있다. 겸재가 경상도 하양(경산)과 청하(포항) 현감을 8년 간 지내면서 반구대를 방문해 그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작품은 1996년 간송미술관 개관 25주년 기념 ‘진경시대전’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됐다. 그러나 전시가 끝난 이후에도 울산에서는 별 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잊혀졌다.

작품은 반고서원 주변에서 본 반구대 일원 풍경일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 말 정몽주를 비롯해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올라 시를 짓고 여흥을 즐겼다는 반구대 너럭바위 위에 갓을 쓴 선비들이 묘사돼 있다. 그림의 왼쪽에는 옛 반고서원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대곡천 건너 언덕에 여러 채의 가옥으로 이루어진 마을이, 오른쪽 산기슭에는 격조가 있어 보이는 정자(집청정으로 추정)도 표현돼 있다.

‘교남명승첩’에 실린 작품들은 낙관이 없어 제작 시기와 작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겸재 작품으로 보고 있는 반면 2008년 겸재의 ‘반구’를 발굴한 한국학중앙연구원 윤진영 장서각 왕실문헌연구실장은 ‘교남명승첩’을 겸재가 아닌 겸재의 손자, 정황(鄭榥, 1739∼1800)의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황의 행적은 뚜렷이 밝혀져 있지 않으나, 그의 작품은 겸재의 화법을 답습했음이 뚜렷해 겸재의 작품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이달희 반구대포럼 상임대표는 “‘언양 반구대’가 겸재의 진작이던 혹은 손자인 정황의 작품이던 250여 년 전 대곡천 반구대 주변 모습이 상세히 묘사돼 그동안 선현들의 한시로만 전해온 반구대의 명승절경을 그림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반구대암각화, 천전리암각화와 함께 대곡천 문화유산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귀일 기자

▲ 겸재 정선의 작품 '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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