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일기] 닭과 새해
[목회일기] 닭과 새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1.1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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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 새해 닭의 해가 밝았다. 닭은 인간과 친근한 동물 중의 하나로 오래전부터 가축으로 함께해온 동물이다.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야생하던 들닭을 사육하면서 개량된 것이 지금의 닭으로 기원전 6, 7세기경부터 사육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신라의 시조 설화와 관련되어 자주 등장하고 민화에도 그 그림이 많이 나타날 만큼 닭은 아주 친숙한 동물이다.

그래서 우리의 생활에 얽힌 말 중에는 닭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민다.”

옳지 못한 일을 저질러 놓고 엉뚱한 수작으로 속여 넘기려 하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정치인이나 대기업 총수들은 비리에 연루될 때마다 “대가성이 없었다”, “선의로 했다”, “기억이 안 난다”는 식으로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미는’ 말을 잘한다.

자고로 부정부패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어떤 이익을 추구하려고 하기 때문에 만연하는 법이다. 새해부터는 정치인, 기업인, 고위공직자들부터 정직하고 깨끗해져서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미는 일이 없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본다.”

개에게 쫓기던 닭이 지붕으로 날아올라가자 개가 더 이상 쫓아가지 못하고 지붕만 쳐다본다는 뜻이다. 애써서 하던 일이 실패로 돌아가거나 경쟁에서 뒤떨어져 어찌할 도리가 없이 된 상황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 안보, 외교 어느 것 하나 어렵지 않은 것이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핵 개발로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고, 경제면에서나 기술면에서 우리가 훨씬 앞서 있다고 자만하는 사이에 중국은 우리를 따라잡고 추월하려고 한다. 일본은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우리 국민들의 자존심을 긁는 발언을 불쑥불쑥 하여 가까이 하기에는 믿을 수 없는 이웃이고, 우방으로 믿고 있는 미국은 트럼프라는 예측할 수 없는 인물이 대통령이 되면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알 수 없다.

국내 정치는 촛불시위라는 해괴한 여론몰이로 대통령을 탄핵하여 손발을 묶어놓고 서로 편을 갈라 대립하고, 정치인들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욕망으로 촛불민심에 편승하려고 안달이 나 있다.

여기서 자칫 잘못하면 선진국 문턱에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고 만다. 그런일 일어나지 않도록 나라를 생각하는 정치인들과 모든 지도자들과 국민들이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꿩 대신 닭”.

이 속담은 설날 차례상과 관련된 것으로, 조상들은 명절에 꿩으로 육수를 내어 떡국을 끓이고 꿩고기를 고명으로 올려 제사를 지냈다. 꿩은 요리의 으뜸재료로 꼽혔으나, 꿩을 구하기 어려운 가정에서는 꿩 대신 닭고기를 쓴 데서 생긴 말이다. 최선책이 없을 때는 차선책이라도 선택할 수밖에 없을 때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새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지만 탄핵 문제와 맞물려 그 시기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것을 예측하고 벌써부터 후보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나라가 어려울 때 훌륭한 지도자가 나타나기를 바라지만 현재 대통령이 되겠다는 인물들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 눈치다.

좀 더 두고 볼 일이지만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때다. 특히 북한의 핵 도발과 적화야욕을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대통령을 선택해야 하는데 정파나 믿을 수 없는 여론보다도 그 사람의 출생 가정, 자라온 배경, 그동안의 행적, 그 사람의 사상과 사고방식, 가치관 등을 꼼꼼히 챙겨 보고 각자 최선이 없으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한다.

암탉은 병아리를 지키기 위해 자기보다 더 큰 짐승과도 싸우며 새끼를 지키는 동물이다. 국민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목숨 걸고 지킬 수 있는 대통령이 선출되기를 기도한다.

성경에는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될 것을 미리 말씀하시면서 베드로에게 “오늘밤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 할 것”이라고 했다. 예수께서 로마 군병들에게 잡혀서 빌라도에게 심문을 받을 때 베드로는 “너도 예수와 한 편”이라는 여종의 말에 “예수를 모른다”고 세 번 부인한 후 닭 우는 소리를 듣고서야 예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나서 회개하고는 순교하기까지 예수의 증인이 되었다는 내용이 성경에는 담겨 있다.

수탉은 어두운 밤이 지나고 새벽이 밝아오는 것을 알려주는 동물이다. 어두운 역사를 끝내고 희망을 노래해줄 지도자가 그립다.

2017년 새해는 닭의 해다. 대통령으로부터 온 국민이 자신을 돌아보고 회개하는 심정으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나라를 든든히 세우기 위해 마음을 모았으면 좋겠다.

<유병곤 새울산교회 목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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