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가구의 소득 감소와 고용한파
청년가구의 소득 감소와 고용한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1.1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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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사전 구속 영장을 청구하는 초강수를 뒀다. 특검 출범 이래 재계 총수에 대한 첫 구속 영장이다. 정의를 세우는 일도 중요하지만 국가경제 등에 미치는 상황이 심히 우려된다.

삼성가의 돈은 ‘용각산’이란 우스갯소리가 있다. 먹어도 소문이 안 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정경유착의 중심에 삼성이 존재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삼성은 한국 GDP의 14%를 점하고 고용인원만도 33만명인 국내 최대의 기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자는 101만2천명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연간 실업률은 3.7%로 2010년 이후 최고 수치다. 청년실업률은 9.8%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래저래 소득은 늘지 않고 부채만 늘어가는 청년 가구의 삶과 고용한파가 걱정이다.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30세 미만 청년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2011년 2천879만원에서 2013년 3천407만원으로 상승했으나, 2014년 정체된 데 이어 2015년에는 3천292만원으로 감소했다. 부채는 2014년 3월 1천78만원에서 2016년 3월 1천592만원으로 2년 새 500만원 이상 늘었다. 연간 소득이 1천만원에 못 미치는 ‘77만원 세대’ 청년 가구도 9만 가구에 육박하고 있다.

청년 가구의 소득 감소는 양질의 일자리는 갈수록 구하기 어렵고 비정규직 저임금 일자리로 내몰리고 있는 청년층의 현실을 보여준다. 기성세대들은 취직 대신 창업을 권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신통치 않다. 2014년 연평균 423만원이던 사업소득은 2015년 189만원으로 급감했고 지난해도 199만원에 그쳤다.

심화되는 ‘칠포세대’ 청년 가구의 경제난은 출산율 하락과 사회 전체적인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청년가구 내 소득격차도 확대되면서 청년층들은 갈수록 미래에 대한 비관론으로 기울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노력만으로는 계층이동이 불가능하다’고 응답한 20대가 2006년 25%에서 지난해 55%로 크게 높아졌다.

한편, 최근 1년 사이 매출 상위 100대 기업까지 일자리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절벽 현상이 국내 기업에 무차별적으로 확산했음을 보여줬다. 업종 전체가 구조조정 대상인 조선업은 물론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까지 인력 감축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분기보고서상 매출 상위 100대 상장사 직원 수는 작년 9월 말 현재 86만1천578명으로, 1년 전보다 7천132명, 0.8% 감소했다.

업종 전체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조선업계는 말 그대로 직격탄을 맞았다. 3대 대형 조선사에서 6천876명이 한꺼번에 일자리를 잃었다. 다른 업종의 대형 상장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매출 1위인 삼성전자도 인력규모를 작년 9월 말 9만5천374명으로 1년 전보다 3천183명(3.2%) 감축했다. 삼성의 인력 감축은 최근 사업 구조조정과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지속해서 추진한 것과도 일부 연관은 있다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전 구속 영장 청구로 고용한파는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속적인 저성장 속에 사업 구조조정 등을 통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조선·해운 등 산업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기에 그만큼 청년 취업문 역시 갈수록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각파도 속의 한국경제가 정말로 큰 난관에 봉착했다. 조선, 해운 같은 중후장대(重厚長大)한 산업의 붕괴는 곧 노동시장의 붕괴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청년가구 소득 감소와 고용한파에 대응하는 정부당국의 특단의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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