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AI를 넘어야 인류가 산다
세 가지 AI를 넘어야 인류가 산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1.1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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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는 ‘AI’라는 단어가 큰 화제가 된 한 해이기도 했다. 2017년 현재에도 여전히 AI는 우리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미국산 계란, 내주 마트 진열대로…, 한 판 8천900원 예상”(2017.1.12 연합뉴스) 설을 앞두고 달걀을 수입한다는 뉴스가 우리를 슬프게 하고 있다.

필자가 AI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 것은 34년 전 AI(=Artificial Insemination, 인공수정)를 공부할 때다. 동물의 번식이나 개량을 위해서 필수적인 기술이다. 개량을 위해 한 단계 더 발달한 것이 ET(=Embryo Transfer, 수정란 이식)이다. 기억을 되살려 보면 인류 혁명에서 IT(=Information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 그 다음은 BT(=Bio Technology, 생명공학기술)로 진행될 것이라는 미래학자들의 주장이 있었다. 그 주장대로 2004년 3월 12일에는 사이언스가 인간배아 복제에 관한 논문 게재와 함께 황우석 교수팀을 표지에 실었고, 이를 계기로 “새로운 시대 BT 혁명의 선두주자는 단연 한국”이라는 대단한 자부심에 빠진 적도 있었다. 이와 관련된 기술은 현재 줄기세포와 관련되어 수많은 기술로 분화되고 있다.

두 번째 접한 단어는 조류인플루엔자란 뜻의 AI(=Avian Influenza)이다.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흔히 지구에 있는 모든 생물들이 바이러스의 숙주라고 말한다. 바이러스의 세계에서 보면 그들이 먹고사는 먹이 또는 안식처가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라는 이야기다. 결국 인류도 바이러스에 굴복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대응하여 항생제를 만들고 백신도 개발하고 첨단과학기술을 총동원해도 감기하나 근절시키지 못하는 것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과거에 우리는 애를 낳았을 때 남들이 보면 부정 탄다고 해서 그 집 식구들로 하여금 대문에 금줄을 치고 초상집이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못 가게 한 일이 많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부정을 타게 하는 것은 ‘삼신할머니’가 아니고 바이러스였던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적(敵)은 두려움을 주고 그 두려움은 경외심(敬畏心)과 신(神)의 경지로까지 발전된 것이다. 이때 우리 어머니들이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일은 정한수(→井華水, 정화수=이른 새벽에 길은 우물물) 떠놓고 신(바이러스)에게 간절히 비는 것이 최선이었다.

한국 닭 1억 2천만 마리 중 1/4이 넘는 3천만 마리가 생매장되는 것을 보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AI의 위력을 실감한다. 현재 인류는 우리 은하계의 신비를 하나씩 벗겨내고 우주여행을 하는 등 그 능력의 무한함에 스스로 감탄하곤 한다. 거시적 안목으로는 이런 대 미시적인 분야에서도 광학현미경이 만들어지고 바이러스의 실체가 밝혀지는 등 괄목할 만한 발전이 있지만 바이러스 관리에는 한계를 드러내며 쩔쩔매는 모습을 보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세 번째는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이라는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다. ‘인공지능’의 영어 약자 역시 AI(=Artificial Intelligence)로, 2016년을 가로질러 간 말이다. 파스칼이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고 한 것은 사고에 대한 영역은 인간 고유의 것이라는, 즉 다른 어떤 것과도 차별화된다는 그 위대성을 말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빅 데이터를 분석할 때 인간이 이들에게 생각을 물어야 하고 이에 종속되는 시대가 오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이와 같은 3-AI를 어떻게 만들고 활용해야 하는가? 먼저 인공수정, 수정란 이식, 줄기세포 등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BT에 관한 것이다. 가축의 개량과 인공장기 등의 의료기술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절실하다.

두 번째는 과천 의대 조장희 박사의 PET CT(=Positron-Emitting Tomography,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와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 자기공명 영상)의 결합에 의한 세계 최초의 PET-MRI 개발 등에서 보듯이 우리 국민은 융·복합을 하는 능력이 뛰어난 DNA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감히 제안 드린다. 현재 망원경과 전자현미경의 결합을 통하여 양계장 내 AI 촬영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해 보자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이 만들어지면 닭을 선별해서 처분할 수 있을 것이고, 사람의 감기에도 적용되어 바이러스의 손쉬운 제어도 가능해질 것이다. 바이러스가 길들어진 가축처럼 자연스럽게 공존하게 되는 것이다. 그 시너지 효과와 경제적 가치는 가늠하기 힘들 것이다. 이는 인류의 밝고 건강한 미래를 열어주는 열쇠가 될 것이다.

세 번째,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로 인한 세상의 구조가 다방면에서 대변혁을 맞고 있다. 적응하지 못하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경우도 무수히 나타날 것이고, 이를 잘 활용하면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져 우리에게 커다란 기회를 줄 것이다. 작금 우리는 3-AI에 선택과 집중을 할 때다. 우물쭈물하면 이미 늦다. 집중을 위해서는 단순하고 쉬워 보여야 한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수많은 전문가와 소비자의 토론과 검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스마트폰의 단순함에 우리가 빠져드는 것처럼….

<윤주용 울산시농업기술센터 농업지원과장,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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