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드러난 문화재청의 암각화대책
새로 드러난 문화재청의 암각화대책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1.09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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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암각화(국보 285호) 보존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 온 ‘문화도시울산포럼’이 유의미한 문화재청 자료를 9일 전격 공개했다. 울산시는 즉각 반박자료를 내고 “실용성이 없다”는 주장으로 맞받았다. 이는 반구대암각화 보존 논란이 다시 고개 드는 것을 의미해 귀추가 주목된다.

‘문화도시울산포럼’(이하 ‘포럼’)은 이날 “문화재청이 사연댐 수위를 대곡댐 수위와 연동시켜 낮춘 결과 암각화 침수일이 연간 100일 이상 줄어든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포럼은 이 사실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안한 ‘반구대암각화 수몰 방지 방안’에 대한 문화재청의 6일자 답변에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포럼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암각화 침수 예방 차원에서 대곡댐과 사연댐의 수위를 2013년부터 조절해 오고 있다. 또 실측조사 결과 암각화의 연간 침수일이 2010년 149일, 2011년 166일, 2012년 195일이던 것이 2013년에는 7일, 2014년에는 59일, 2015년에는 0일, 2016년에는 32일로 나타났다. 사연댐과 대곡댐 수위의 연동조절이 암각화 침수일을 연간 100일 넘게 줄였다는 얘기다. 포럼은 문화재청의 또 다른 답변도 공개했다. “사연댐 퇴적토를 준설하고 댐 속 바위산을 제거하면 댐의 저수용량이 높아질 것”이란 포럼의 제안에 문화재청이 ‘타당성 검토’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그러나 울산시는 즉각 반대 의견을 냈다. 상수도사업본부의 반박성 자료(‘울산포럼의 제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통해 “사연댐 퇴사는 댐 하단 취수구 아래에 있어 준설과 하상정리를 통한 유효저수용량 확보 효과는 미미하다”고 한 것이다. 또한 사연댐 수위를 낮추는 문제에 대해 “방수로를 낮추면 유효저수량의 3분의 2를 담수하지 못하고 상수원의 자정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수질악화가 우려될 뿐 아니라 태화강 하류의 범람도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불가론을 펴기도 했다.

반구대암각화 보존 문제는 그동안 지역 정치인들의 입김이 워낙 드세다 보니 정치논리에 좌지우지돼 온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결과는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붓고도 암각화를 여전히 풍우에 내맡기는 현실로 이어지고 말았다.

따라서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 문제는 앞으로 ‘정치논리’ 대신 ‘과학논리’로 풀어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문화재청이 내놓은 유의미한 실측자료를 고정관념을 앞세워 함부로 깔아뭉개지 말고 문화도시울산포럼의 제안에도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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