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가격도 상승세의 진정 기미가 안 보인다. 양배추는 예년보다 2배, 배추도 50%나 올랐다. 무와 당근 가격도 2배가 넘는다. 한우등심(1등급 100g)은 23%, 미국산갈비(냉동)와 호주산갈비(냉장)는 5∼11% 오른 가격에 팔리고 있다. 수산물도 정도 차이만 있을 뿐 오르기는 마찬가지다. 물오징어(1마리)와 마른오징어(10마리)는 14%∼20%, 굴(1kg)과 갈치(1마리)는 12%∼21%가 올랐다.
사정이 이쯤 되니 가정주부들의 수심이 깊어가는 것은 당연지사다. “장보기가 무섭다”거나 “밥상에 무엇을 올려야할지 고민이 태산”이라며 한숨을 내쉰다. 설 연휴가 3주도 안 남은 시점에도 이 지경인데 설이 가까워지면 어떻게 될지 그저 막막하다고 한탄한다. 그렇다고 전망이 금세 밝아질 것 같지도 않다. 신선식품 외에도 최근에는 식용유 값 인상 설이 나돌더니 두부를 비롯한 가공식품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때에 절실히 필요한 것이 행정당국의 영향력이다. 그러나 눈을 씻고 찾아봐도 당장의 생활물가나 설 성수식품 가격을 잡으려는 당국의 노력은 잘 보이지 않는다. 울산시와 구·군이 5일∼13일 일주일간 설 성수식품 제조업소와 제수용·선물용 식품 판매점 등에 대한 합동점검에 나선다지만 아무리 뜯어봐도 ‘위생’에 관한 것이지 ‘가격’에 관한 것은 아닌 것 같아 안타깝다.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은 단체장의 역할이다. 시와 구·군이 합동점검에 나서듯이 단체장들이 설 성수식품 물가를 잡는 일에 앞장서서 지휘할 필요가 있다. 거듭 강조하건대, 비축 농·수산물 푸는 일은 중앙정부에 맡기고 시와 구·군은 설 성수식품 물가 안정을 위해 지자체 나름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지금부터라도 머리를 맞대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한 다음 서둘러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