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집 주소는 어떻게 되나요?
지금 우리 집 주소는 어떻게 되나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12.2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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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간판이 없어서 못 찾는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길거리에는 도로명판과 건물번호판이 즐비하다. 몇 걸음만 걸어도 이 집 저 집 입구에 건물번호판이 붙어있고, 막다른 길이나 교차로에서도 위를 올려다보면 도로명판이 길을 안내해준다.

전면시행 초기만 해도 도로명주소를 말만 들었지 사용해본 적이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집집마다 건물번호판이 붙어있어도 길에 도로명판이 드물어 위치 찾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시행 2년째인 요즘은 위치를 쉽게 알려주는 간판이 수두룩하고, 관공서뿐 아니라 개인쇼핑몰에서도 도로명주소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도로명주소’에서 ‘도로명’이란 말 그대로 ‘도로의 이름’으로 폭 2m 이상인 모든 도로에 부여된다. 그리고 서쪽에서 동쪽, 남쪽에서 북쪽으로 1부터 20m 간격으로 왼쪽은 홀수, 오른쪽은 짝수의 ‘건물번호’가 건물마다 부여된다. 주소를 적을 때는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연달아 쓰되 띄어쓰기만 잘하면 된다.

건물과는 상관없이 필지의 순서 또는 필지에 딸린 지번주소에 익숙하다면 ‘건물’과 그 ‘입구’를 기준으로 부여된 도로명주소가 헷갈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주소 자체만 본다면 도로명주소는 단순하다. 해당 도로상의 건물들이 입구를 기준으로 순서대로 번호를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이 집이 1번이면 다음 집은 당연히 3번일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도로명이 길면 주소도 길어지지만 해당 건물의 주소를 찾는 데는 지번주소보다 도로명주소가 훨씬 편리하다.

사람이 많이 사는 도심에서는 건물들이 도로를 따라 빽빽이 숲을 이룬다. 이렇게 많은 건물들이 어느 방향을 보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 건물을 찾더라도 입구가 어딘지 몰라 헤매는 경우가 생긴다. 실제로 소방?경찰에서 긴급 출동을 했으면서도 입구를 찾다가 시간을 빼앗기기 일쑤다. 지번주소가 아닌 도로명주소로 신고하고 꾸준히 사용한다면 1분1초가 아까운 긴급 상황에서도 대처하는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읍·면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는 주소를 잘 몰라 누구 집 옆, 파란색 지붕 등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제는 입구마다 건물번호판에 주소가 적혀 있어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쉽게 제 위치를 알아낼 수 있다.

주소를 찾아 건물 앞에 왔더라도 문이 많은 건물에서는 해당 세대가 어디인지 분간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 특히 오래된 주택가라면 이게 현관문인지, 보일러실 문인지, 부엌문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내놓은 것이 ‘상세주소’ 제도다. 도로명주소와 함께 세대별 호수를 부여해 고지서, 우편물 등을 빠짐없이 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상세주소’라면 다소 생소할지 모른다. 하지만 아파트 ‘101동’, ‘101호’와 같은 동·호수를 다가구주택이나 원룸, 상가에도 적용하는 제도라고 보면 된다.

도로명주소를 통해 우리 집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알았다면, 여러 세대 중에서 이 문이 우리 집 현관문이라고 표시해 두면 혼란을 막을 수 있다.

도로명주소를 아직도 낯설어하고 상세주소도 잘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어 중구청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를 홍보하고 있다. 신축건물 번호를 부여받을 때 같이 신청하기를 권하거나 동별 상세주소를 알려주는 홍보도우미를 보내 방문접수를 받기도 한다. 간단한 원리만 알면 이용이 편리한 도로명주소와 상세주소 제도를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하고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정빈 울산 중구 민원지적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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