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뺄셈이 아닌 덧셈의 미학
나눔은 뺄셈이 아닌 덧셈의 미학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12.18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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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촛불 광장에서 눈을 돌려 우리들의 이웃을 한번 바라보자. 크리스마스의 계절이다. 사랑과 희생의 성탄을 축하하는. 이 때면 거리 곳곳에 딸랑딸랑 구세군 자선냄비 종소리가 울리고, 가게에서는 캐럴이 흘러나오며, 사람들은 빨간 열매 브로치와 크리스마스실을 사는 등 모금 운동에 동참한다.

언론에서도 ‘연말 불우한 이웃에게 온정’이라는 특집 뉴스가 지면을 가득 채우고, 불우이웃돕기 운동을 전한다. 안타깝게도 올해는 촛불 시국에 묻혀 가난한 이웃을 배려하며 모두가 즐거운 휴일이 돼야 하는 ‘크리스마스 정신’이 실종되었다. 주변을 둘러봐도 기껏 몇몇 단체에서 하고 있는 사랑의 쌀 나누기 소식뿐인 것 같아 안타깝다.

사회복지 단체들은 이구동성으로 경제가 어렵다보니 몇 년째 기부 금품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올해는 촛불 시국으로 시민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불우이웃돕기 모금 실적이 미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내가 자주 자원봉사 가는 울산양육원의 사회복지사 한 분도 예년과 달리 기부가 크게 줄었다며 울상이다.

후원금이 줄면 수용된 아이들의 학습이나 예·체능 활동이 많이 위축된다고 한다. 이렇듯 어지러운 사회 이슈가 넘칠 때 사랑의 온정도 식어 소외된 이웃의 고통은 더 커진다.

요즘 다들 어렵다고 푸념이지만, 주위에는 우리들보다 형편이 더 어려운 수많은 이웃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울산에만도 기초생활수급자 1만3천863가구 1만9천336명, 저소득가정 7천25세대 1만1천880명, 등록장애인 4만9천849명, 도움을 기다리는 사회복지시설 119개소 등이 있다.

이들의 어려움을 한 번 이야기해 볼까? 예로부터 가난한 사람이 겨울나기가 무섭다고 했다. 거동이 불편함에도 옛 터전을 버리지 못하고 돌보는 가족 없이 홀로 살고 있는 독거노인, 집안에서도 입김이 나고 온기가 전혀 없는 방에 혼자 쓸쓸하게 생존을 영위하고 있는 어르신들이 있는가 하면, 도시 재개발에 밀려 산골 오지와도 같은 변두리 단칸방에 단열도 되지 않고, 따뜻한 물도 나오지 않아 추위에 떨고 있는 모자세대가 있다.

그런가 하면 겨울만 되면 꽁꽁 언 몸보다 더 차가운 물로 씻어야 해 동생이 감기에 걸릴까 매번 걱정하는 소년소녀가장, 발달장애로 의사소통도 어려운데, 몇 년 전 아빠가 병으로 죽고 엄마마저 집을 나가 할머니와 외롭게 살고 있는 장애아, 하루하루 일용근로자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실직한 가장, 복지시설에 수용된 어린이, 도시가스며 온풍기. 버튼 하나로 온 집안이 따뜻해지는 요즘 같은 세상에도 연탄 한 장 마음 놓고 때 본 적 없는, 추운 겨울나기 연료비 걱정에 한숨을 쉬는 이웃도 있다. 사연을 다 일일이 말할 수 없는 수많은 이웃들이 우리들의 작은 사랑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울산시만 해도 예산 27.1%를 복지비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도 충분한 지원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나눔은 사랑의 시작이다. 소박한 친절이 넘쳐나는 사랑은 아무나 할 수 있다. 예쁜 마음 따뜻한 마음을 열어 가진 것 중 아주 작은 사랑을 이웃에 채워 준다면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남을 돕는다는 마음은 언제나 신나는 일. 작은 물방울이 모여 큰 강물을 이루듯 작은 사랑의 실천 하나가 아름다운 기적을 만든다.

조금 힘들더라도 어릴 적 흰 눈의 거부할 수 없는 맑음을 기억하며 우리들의 정이 넘쳐나는 따뜻한 공동체를 위해 조금, 아주 조금만이라도 주머니속의 사랑을 꺼내보자.

나눔은 나눌수록 커진다. 나눔은 뺄셈이 아니라 덧셈의 미학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열심히 사랑하며 살아가자.

<손종학 울산광역시 체육지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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