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내년 영유아 건강검진 대란 예고
울산, 내년 영유아 건강검진 대란 예고
  • 김은혜 기자
  • 승인 2016.12.08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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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소아과 38곳 “낮은 검진수가·지나친 현장조사 문제”… 2곳 검진기관 취소 신청
내년 1월부터 영유아 건강검진을 하지 않겠다는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소속 동네 소아과 의원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울산의 동네 소아과도 이에 동참하기로 의지를 모으면서 지역 영유아 건강검진 대란을 예고하고 있다.

8일 울산경남소아청소년과의사회에 따르면 울산의 개인 소아과 38곳이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의 방침에 따라 영유아 건강검진을 하지 않겠다고 동참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검진기관 취소 신청을 한 곳은 2곳으로 확인됐다.

영유아 건강검진은 생후 4개월부터 71개월까지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시기별로 필요한 검사를 총 7차에 걸쳐 시행하는 국가 검진 사업이다.

그동안 동네 소아과에서 영유아 검진을 담당해왔지만 1회 검진당 1만원꼴에 불과한 낮은 검진수가와 반복되는 보건당국의 지나친 현장조사 등을 감당할 수 없어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집단행동에 나서게 됐다. 영유아 건강검진의 경우 일반 진료 시간에 비해 2~3배의 시간을 할애해야 하지만, 검진수가는 낮아 부담이 크다는 것이 울산경남소아청소년과의사회의 설명이다.

또 지난 11월부터 복지부를 찾아가 검진대상, 검진항목 설계, 불필요한 행정절차, 수가에 대한 개선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복지부는 수가 인상만 요구하는 것처럼 거절해왔다고 밝혔다.

울산경남소아청소년과의사회 박수연 학술이사는 “성인 건강검진의 경우 혈액검사와 간기능검사, 위·대장 내시경 검사 등의 검사가 들어가서 수가가 높지만 영유아 검진은 이와 다르다”며 “부모님이 작성해온 한국형발달검사를 확인한 뒤 진찰을 하며 상태를 확인하는 검진이기 때문에 일반 진료시간에 2~3배는 더 걸린다. 낮은 수가를 받고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에 검진을 하지 않는 의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울산은 아직 검진기관 취소 신청 참여는 낮지만, 울산 개인소아과의 90% 이상이 여기에 심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상황의 변수가 있으면 울산도 참여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울산지역도 당장 1월부터는 아니더라도 점진적으로 영유아 건강검진을 하지 않겠다는 소아과가 늘어날 전망이다.

울산경남소아청소년과의사회 한동기 회장은 “오래전부터 영유아 건강검진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해왔다”며 “지난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전국 소아청소년과전문의들과 의견을 모았고 동의를 얻어 자발적으로 검진기관 취소 신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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