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커스]코끼리가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월드포커스]코끼리가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10.14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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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부위 부착 SIM카드 이용 인간-코끼리 공생
케냐의 올 페제타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사는 수컷 코끼리 ‘키마니’는 실제로 감시원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곤 한다.

키마니가 농작물을 먹기 위해 보호구역을 벗어나 마을에 접근할 경우 목 부위에 부착된 휴대전화 가입자인증모듈(SIM)카드가 자동으로 감시원의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기 때문이다.

13일 영국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야생동물보호단체인 `세이브 더 엘리펀트는 SIM카드를 이용, 인간과 코끼리가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 단체가 이런 방법을 동원하게 된 것은 케냐 야생동물보호국이 잦은 농작물 피해를 야기한 코끼리 5마리를 사살하는 사건을 경험한 게 계기가 됐다.

이 단체는 농작물 피해를 자주 유발해온 키마니의 목 부위에 SIM 카드를 부착하는 한편 마을 근처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한 가상의 경계선을 설정, 키마니가 이 선을 넘어갈 경우 자동으로 메시지가 발송되도록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키마니는 4개월 전 이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15차례나 `월경을 시도했지만 매번 감시원에게 들켜 보호구역으로 되돌아가야만 했다.

특히 전적으로 생계를 농사에 의존하는 소규모 농부들로서는 한시름을 덜 수 있게 됐다. 보호구역 인근 마을에 사는 바실라 음와수(31·여)는 농작물을 먹기 위해 접근하는 코끼리를 쫓아내기 위해 밤새 그릇과 냄비를 두드려대야 했다고 말했다.

이 단체의 설립자인 이안 더글러스-해밀튼은 이 프로젝트는 아직 걸음마 단계로, 지금까지 2개의 가상 울타리만 설치된 상태인데다 SIM카드 배터리의 수명이 2∼3년에 불과하고 비상출동 차량과 인력이 대기해야 하는 등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끼리도 10대 청소년과 마찬가지로 서로를 통해 배우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면서 농작물 피해를 주동하는 코끼리를 제어하게 되면 코끼리 집단 전체의 습성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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