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흥행의 법칙 ‘남다른 콘텐츠·후덕한 인심’
[특집]흥행의 법칙 ‘남다른 콘텐츠·후덕한 인심’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6.11.1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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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 야시장의 명과 암
▲ 울산시 중구가 ‘울산큰애기야시장’ 개장에 앞서 판매대 운영자를 선정하기 위한 품평회를 열어 입점 업체 총 36개소(식품 35개·상품 1개)를 선정했다. 울산제일일보 자료사진

첫 발을 내딛은 울산의 야시장들이 시민들로부터 비교적 큰 호응을 얻고 있지만, 좀 더 나은 야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개장 첫 날, 다수의 가게가 ‘완판’ 행진을 이어갈 정도로 붐볐던 야시장에서는 방문객들의 무질서한 대기 행렬이 다른 행인들의 통행을 가로막았고, 야시장 방문객들로 인해 기존 시장 상인들의 영업이 방해받는 등의 문제는 해결과제로 남았다.



◇ 무질서한 대기행렬·발길에 치이는 쓰레기 더미

사람이 오고 가기 어려울 정도로 좁은 시장 골목에 여러 야시장 매대를 운영하다 보니 상인과 방문객 모두가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울산큰애기야시장의 총 390m 길이 통로 전역에는 이동쉼터 2개소와 간이 테이블·의자 10여개가 설치돼 있었으나 방문객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음식을 구매하고 인파를 피해 벽에 기대거나 매대 사이에서 음식을 먹는 이들이 많았으며, 이 마저도 수많은 방문객들과 부딪치기 일쑤였다.

통로가 좁다 보니 매대 앞에서 수십 명의 대기 행렬이 무질서하게 서있거나 행인의 통행을 막는 점도 문제였다.

대기 행렬이 다른 매대 앞을 침범하기도 했으며, 행인들이 음식을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사이로 지나다니는 모습도 흔히 보였다.

야시장을 찾은 직장인 최모(30)씨는 “야시장 입구에는 ‘우측통행’이라는 알림판이 자리 잡고 있었으나 눈높이 보다 낮은 알림판에 많은 시민들이 보지 못하면서 역주행을 하는 등 오고가는 사람들이 뒤엉켜 있었다”며 “특히 음식을 구매하는 매대 입구가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다 보니 수많은 대기인원들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통행을 가로막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쪽만 보고 서있는 매대 방향을 교차하는 등 좀 더 효율적으로 매대 위치를 바꾸거나 음식을 기다리느라 줄지어 서있는 방문객들의 질서를 바로 잡아 방문객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했으면 한다”고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시장 곳곳에는 먹다 남은 일회용 용기와 음식물 쓰레기가 쌓여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개장 전 지자체에서 시장 골목에 쓰레기통을 비치해놨지만 35팀에 달하는 매대를 찾아 온 방문객들이 버린 쓰레기를 모두 수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가득 차 버린 쓰레기통과 수많은 인파로 쓰레기통을 찾지 못한 방문객들은 바닥이나 장사 중인 매대 선반에 버리고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구 관계자는 “시장 골목 곳곳에 쓰레기통을 비치해놨으나 야시장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환경미화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쓰레기가 제때 배출될 수 있도록 해당부서와 협의를 통해 쓰레기 처리 전담반 인원을 충원하는 등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큰애기야시장을 방문한 시민들이 매대를 중심으로 우측통행을 할 수 있도록 안내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질서 혼잡을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 야시장으로 인한 기존 상인들의 불만도

몰려드는 인파에 야시장 상인들은 매출 벼락을 맞았다. 개장 첫날인 지난 11일 하루 동안에만 10만여명의 손님이 몰려 35개의 식품 판매대는 4천500여만원의 판매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대박의 이면에는 야시장 운영으로 일부 기존 상인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특히 시장 통로가 인파로 가득 차면서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을 받지 못하거나 야시장 매대를 이용하는 행인들로 인해 밖에 내놓은 진열상품을 치우는 불편을 겪었다.

야시장 골목에 위치한 D마트 점장은 “야시장 개장으로 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가게 앞에 진열된 상품들을 판매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야시장 매대는 그어진 선 안에서 운영하게 돼 있어서 불편함이 없을 줄 알았더니 대기 행렬이 길어지면서 마트 앞까지 사람들이 붐벼 장사를 방해한다”며 “이번 야시장 개장은 야시장에 입점한 업체들만을 위한 사업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부터라도 기존 가게들의 이야기를 반영해 야시장과 기존 업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음식 판매 대열 인근에 위치한 옷가게들도 불만을 표했다.

A의류점 상인은 “야시장 매대에서 풍겨나오는 음식 냄새가 판매 중인 옷에 베길까봐 문을 열어놓고 장사를 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곽원종 중앙전통시장상인회 사무국장은 “야시장을 열기 전에 몇몇 불만을 이야기하는 상인도 있었지만, 개장 후 입점업체 뿐 아니라 기존 점포의 매출도 올라가면서 대다수의 상인들이 야시장 개장을 만족했다”면서도 “하지만 일부 상인들은 장사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불편을 호소하기도 한다. 특히 옷가게의 경우 음식 냄새 문제가 시급하기에 중구청과 함께 시설 부분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목표로 야시장을 추진한 만큼 기존 상인들과 지속적인 회의를 거쳐 서로 합의점을 찾아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차별화된 콘텐츠·먹거리로 성공적인 야시장 운영

전체적으로 볼 땐 전통시장 활성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활성화 전략으로 한결같이 ‘야시장’을 택하고 있는 것은 곱씹어 볼 대목이다.

부산부평깡통야시장을 시작으로 야시장이 큰 인기를 끌며 전국적으로 야시장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실패한 사례도 속출했다.

지난해 말 문을 연 부산시 수영 팔도야시장은 지난 5월 1년도 안 돼 문을 닫고 재개장을 준비 중이며, 충북 청주시 서문시장도 지난 6월 야시장을 접었다. 또한 여수 바이킹 야시장은 지난해 5월 개장 이후 넉 달도 안돼 15개 매대 중 절반 이상이 영업을 포기했다. 차별화에 대한 준비 부족이 흥행실패로 이어진 것이다.

앞서 소개했던 부산 부평깡통야시장과 대구 서문야시장의 성공은 전통시장 활성화는 물론 청년상인 육성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과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국 최초·최대 규모의 야시장과 차별화된 먹거리 이미지가 큰 몫을 하고 있다.

이처럼 울산도 개장 첫 날 인근 주민과 관광객 등 10만여명이 방문하는 등 성공적인 첫 데뷔를 계기로 지역만의 차별화된 콘텐츠와 후덕한 인심으로 대박행진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구 관계자는 “울산과 중구를 찾아주시는 많은 시민·관광객들을 위해 울산큰애기야시장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부족한 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살려가는 등 성공적인 야시장 운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야시장은 원도심 지역에 추진되고 있는 젊음의 거리, 문화의 거리의 각종 사업들과 연계해 중구가 문화관광도시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먹거리와 특화상품이 있어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어울림 야시장인 만큼 원도심 문화자원과 결합해 지속하는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육성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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