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재편해 고부가제품 생산‘새 중흥기’연다
사업 재편해 고부가제품 생산‘새 중흥기’연다
  • 김규신 기자
  • 승인 2016.11.14 2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합작·사업 재편… 고부가제품 생산 제2중흥기 기대
조선, 자동차와 함께 울산지역 경제를 이끌어 온 석유화학산업계가 각자 사업 재편 등을 통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과잉 공급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으로 전환하는 한편, 세계적인 기업체들과의 파트너십 등을 통해 세계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고부가가치 공장 신설로 고수익원 창출

원유를 정제하고 남는 값싼 잔사유를 활용,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해 ‘현대판 연금술’이라고까지 불리는 S-OIL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지난 5월 기공식을 시작으로 한창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S-OIL 사상 최대 규모인 4조8천억원을 투자해 35개월 일정으로 진행하는 ‘RUC(Residue Upgrading Complex) & ODC(Olefin Downstream Complex) 프로젝트 공사’를 말한다.

이 프로젝트는 2018년 4월 완공을 목표로 S-OIL 잔여부지와 옛 한국석유공사 부지 포함 48만5천㎡에서 이뤄지고 있다.

하루 7만6천 배럴의 잔사유를 프로필렌, 휘발유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RUC 시설과 연산 40만5천t의 폴리프로필렌(PP) 및 연산 30만t의 산화프로필렌(PO)을 생산하는 ODC시설을 함께 건설하고 있다.

잔사유 고도화 시설로 불리는 RUC 시설은 원유에서 가스, 경질유 등을 추출한 뒤 남는 값싼 잔사유를 처리해 프로필렌, 휘발유 등의 고부가 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같은 양의 원유를 투입하면서도 가치가 높은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게 돼 원가 절감과 수익성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로 불리는 ODC 시설은 RUC 시설에서 생산되는 프로필렌을 원료로 해 연산 40만5천t의 폴리프로필렌(PP)과 연산 30만t의 산화프로필렌(PO)을 생산하는 시설로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기여할 전망이다.

효성도 지난해부터 2021년까지 용연공장에 고부가가치 친환경 플라스틱 신소재인 '폴리케톤'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고 있다.

폴리케톤은 효성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친환경 고분자 신소재다.

대기오염 물질인 일산화탄소와 올레핀(에틸렌·프로필렌)으로 이뤄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나일론과 비교해 충격을 견디는 강도는 2.3배, 내화학성은 30% 이상 뛰어나고 내마모성과 기체 차단성도 현존 소재 중 최고 수준이다.

효성은 폴리케톤 공장 건설사업에 울산지역 기업을 적극 참여시키고 완공 후 인력 채용 시 울산시민을 최우선 고용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발전에 기여하기로 합의했다.

효성은 이 부지에 공장을 건설하고 폴리케톤을 생산능력을 2021년까지 연산 30만t 규모로 확대해 66조원 규모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세계 시장 공략

지난 5월 23일 오전, 울산 남구 용연로 299에서는 ‘SK어드밴스드 울산 PDH공장 준공식’이 열렸다.

이 공장은 SK가스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와 손잡고 추진한 LPG 기반의 가스화학사업의 결과물이다.

SK어드밴스드는 SK가스, 사우디아라비아 석화사APC(Advanced Petrochemical Company)사, 쿠웨이트 국영 석화사PIC(Petrochemical Industries Company)사의 3자 합작법인이다.

SK어드밴스드 울산 PDH공장은 남구 신항만 인근 10만5천785㎡ 부지에 약 1조원을 투자해 건설했다.

SK어드밴스드 울산 공장은 민관 합동으로 중동 자본을 유치한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SK가스는 PDH사업 원료의 안정적 수급 등 사업구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 초기부터 외자유치를 추진했다.

2014년 9월 사우디 APC사로부터 1억2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합작 법인인 SK어드밴스드를 출범시켰고 올 들어서는 쿠웨이트 PIC사와 투자 유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추가로 1억 달러 투자를 확정했다.

이 공장은 연간 70만t의 LPG를 원료로 플라스틱, 합성섬유 등의 기초 유분으로 쓰이는 프로필렌 60만t을 연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했다.

지난 3월 가동을 시작한 울산 PDH 공장은 프로필렌 시황 호조에 힘입어 가동률 100%를 지속 중이다.

이 공장은 본격 가동 때 프로필렌 수입 대체 및 수출 증대 효과 5천억원, 신규 직접고용 100여명 등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어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에 진력을 다하고 있는 김기현 울산시장을 비롯한 울산시에서도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공장 준공 당시 “SK어드밴스드는 투자 협약부터 준공까지 모든 과정을 울산시와 함께 해온 가족 같은 기업으로 SK어드밴스드의 성공이 울산의 성공이자 대한민국의 발전”이라면서 “SK어드밴스드가 세계 프로필렌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최고의 투자모델이 되도록 지역차원의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어드밴스드가 외자를 울산에 유치한 것이라면 SK종합화학의 경우 중국 현지에서 현지 기업들과 합작 프로젝트를 가동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과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 총 투자비 3조3천억원 규모의 에틸렌 합작공장인 중한석화를 설립, 2014년부터 연산 약 250만t의 유화제품을 생산 중이다.

중한석화는 상업가동 첫 해 1천477억원의 흑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 4천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SK의 성장전략인 ‘글로벌 파트너링’의 대표 성공사례로 자리매김했다.

SK 관계자는 “한중 양국의 에너지·화학 기업을 대표하는 SK와 시노펙의 협력 강화가 양사의 글로벌 성장을 견인하는 것을 넘어, 한-중 관계의 건설적 발전에 일조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활법’ 활용, 과잉공급 해소·산업구조 고도화

지난 8월 기업의 자율적 사업 재편을 돕는 취지의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업활력법)’이 시행됐다.

기업활력법은 기업의 자율적 사업재편을 돕는 법으로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 관련 절차와 규제를 간소화해주고 패키지로 여러 정책 지원을 해줘 ‘원샷법’으로 불린다.

이 법 시행으로 가장 크게 주목 받은 기업이 한화케미칼이다.

한화케미칼은 울산 가성소다 공장 설비와 부지를 유니드에 매각해 과잉공급 상태인 가성소다 생산량을 20만t 감축(194만t→174만t, 10.3%)하고, 고부가 PVC 제품, 친환경 가소제 등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유니드는 해당 설비를 가성칼륨 공장으로 개조해 부가가치가 높고 잠재수요가 풍부한 가성칼륨을 생산할 계획(29만t 규모)인데 공장 이전에 따른 투자비 절감 및 이전기간 단축, 생산량 확대를 통해 글로벌 1위 가성칼륨 제조기업 지위 공고화 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사업재편 과정에서 한화케미칼은 총 7천500억원, 유니드는 2천200억원의 신규투자를 계획 중이며 특히 한화케미칼은 최대 120명의 직원을 신규 고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가성소다 분야의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회사의 주력 부문인 PVC쪽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김규신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