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로 즐기는 잠깐동안의 낯선여행
두바퀴로 즐기는 잠깐동안의 낯선여행
  • 김은혜 기자
  • 승인 2016.11.10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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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에서 하루 보내기
 

세상이 너무 어지러워 하루 잠깐이라도 떠나고 싶은 나날들이다. 복잡한 생각을 떨쳐버리고 기분전환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막상 떠나자니 발걸음을 떼는 것도 쉽지가 않다.

그래도 지금 여기에서 벗어나본다. 어디든 그곳에 가면 잔뜩 헝클어진 마음이 스르르 풀린다. 하루를 잠깐 보낼 여행지는 일본 대마도다. 거리에 부담을 가질 필요도 없다.

부산에서 대마도 히타카츠항까지는 배로 약 1시간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여행은 오전 9시 배로 대마도에 들어가 오후 4시 배로 부산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어서 히타카츠만 둘러보기로 했다.

대마도는 북부의 히타카츠항과 남부 이즈하라항 두 개 지역으로 입항할 수 있다. 이즈하라항까지는 히타카츠보다 한 시간 더 소요된다.

오전 10시 30분. 대마도 히타카츠항에 도착했다. 낚시를 하거나 자전거라이딩을 위해 단체로 온 관광객들은 어느새 뿔뿔이 흩어졌다. 인구 3만 명이 살고 있는 조용한 시골마을에서의 여행이 시작됐다.
 

▲ 마을의 하천. 수질이 좋아 하천을 들여다보면 헤엄치는 물고기를 발견할 수 있다.

이동 수단은 자전거로 선택했다. 대마도는 면적 709㎢의 작은 섬이기 때문에 자전거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다만 자전거로 히타카츠에서 이즈하라까지 가려면 3시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히타카츠와 이즈하라를 즐기고 싶다면 렌터카를 추천한다.

자전거 대여점은 항구와 가까이에 있다. 걸어서 15분 안의 거리에 3개의 대여점이 있으니 걱정할 필요도 없다. 전동 자전거도 대여하는데 인기가 많으니 일반 자전거가 부담스럽다면 미리 예약해야 한다.

항구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자전거 대여점으로 갔다. 카츠노리 시마이 씨가 운영하는 플라워샵 시마이라는 곳이다. 꽃집과 운영하며 여행자들에게 자전거를 빌려주고 있다. 일반자전거 대여료는 하루에 1천엔. 우리나라 돈으로 1만2천원~3천원 수준이다. 시마이 씨는 서툰 한국어로 친절하게 안내해줬다.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던 시마이씨는 우리가 히타카츠에 머무는 동안 자전거 문제와 픽업 등으로 두 번이나 전화를 했는데도 웃으며 신속히 달려왔다.

항구 여행 안내소에서 가져온 지도와 대여점에서 받은 지도를 들고 여행을 시작했다. 시마시 씨가 추천해 준 히타카츠의 관광명소 미우다 해변으로 향한다.

미우다 해변은 항구를 기준으로 오른쪽 방면이다. 자전거로 20분 정도 걸린다. 오르막길이 있기 때문에 쉬엄쉬엄 간다면 30분 정도 소요된다. 터널을 지나면 바로 내리막길이 나오기 때문에 시원한 풍광도 즐길 수 있다.

▲ 미우다 해변으로 가는 터널. 자전거는 보행자도로로 충분히 지나갈 수 있다.

푸른 에메랄드빛을 자랑하는 미우다 해변은 관광객들이 사진 찍기에 좋은 곳이다. 해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니 배가 고파온다. 맛있는 밥집이 없을까 하고 해변 앞에 있는 트럭카페 사장에게 물었더니 스시전문점 미나토 스시와 퓨전일식을 판매하는 카이칸식당을 추천해줬다. 나름 일본에 왔으니 스시를 맛보자는 의견을 모아 미나토 스시로 향한다.

미나토 스시는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곳이다. 오후 1시쯤 식당에 도착했는데 마침 손님이 다 빠지고 비어있었다. 한국인이 자주 방문하는 만큼 메뉴판은 한국어로 설명돼 있었다. 종류별로 즐길 수 있는 특선생선초밥과 스시집의 실력을 알아볼 수 있다는 계란초밥, 다양한 생선을 식초와 버무린 지라시 스시, 유부초밥, 참치김말이초밥과 생맥주 세 잔을 시켰다. 양이 많을 것 같았는데도 세 명이서 모두 다 먹었다. 스시와 맥주 맛은 설명할 것도 없이 최고였다.

점심을 먹고 다시 자전거 라이딩을 시작한다. 이번에는 항구에서 왼쪽으로 이동해본다. 대마도는 도심을 떠나 혼자만의 사색이나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위안을 얻기에 딱 좋은 곳이다. 사람이 북적거리지도 않아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지나다보면 고즈넉한 일본만의 느낌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감성을 더하고 싶다면 자전거 경적장치를 누르면 된다. ‘따르릉’ 하고 청아한 경적소리가 가을바람과 제법 잘 어울린다.

조용한 마을과 터널을 지나 내리막길이 나온다.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날씨에 타는 자전거는 매우 매력적이다.

히타카츠에는 멀리 부산을 볼 수 있는 한국전망대도 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거제도와 부산까지 모두 보인다. 그러나 한국전망대까지 자전거로 이동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 이번 여행에서는 포기했다.

마을 곳곳을 둘러보며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떠날 시간이다. 30분 정도 걸리는 입출국 심사 시간을 고려해 3시를 조금 넘겨 항구에 다시 돌아왔다.

▲ 미우다 해변 가는 길에 있는 작은 신사.

일본은 자판기 문화가 발달된 나라다. 담배 자판기, 잡지 자판기 등 특이한 자판기가 많이 보급돼 있는 곳이다. 항구에는 아이스크림 자판기가 있었다. 다양한 맛의 아이스크림을 살 수 있는 아이스크림 자판기 이용하며 ‘아 여기 일본이구나’하는 소소한 재미를 느끼며 여행을 마무리 한다.

부산국제여객터미널부터 히타카츠항까지 평일에는 1회, 주말에는 1회를 늘려 2회 왕복 운항한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사람들에게는 무조건 소셜커머스 ‘특가상품’ 구입을 추천한다. 보통권으로 구매하면 1인당 15만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해야하지만 최저 3만9천원까지 특가 상품을 제공하는 곳이 많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김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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