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천국 뉴질랜드
이민천국 뉴질랜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11.08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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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47년 만에 멀리 있는 친인척보다 더 가까운 사이라는 ‘이웃사촌’ 초등학교 동창생을 만났다. 그는 1995년도에 영주권을 받고 뉴질랜드로 이민한 1세대로 1999년도에 시민권을 취득하였단다. ‘국적은 바꿀 수 있지만 학칙은 바꿀 수 없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현재 뉴질랜드에는 유학생을 포함하면 약 3만 명에 가까운 한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민(移民)’이란 자기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로 이주하는 것으로 주로 인구 과잉이나 사회의 불안 따위가 원인이 된다. 먼저 취득하는 ‘영주권(永住權)’은 일정한 요건을 갖춘 외국인에게 그 나라에서 영주할 수 있도록 부여하는 권리로서 국적은 본래의 국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시민권(市民權)’은 그 나라 시민의 자격으로 개인과 국가와의 관계에 따른 권리·의무에 관한 개념으로 해당 국가의 국민의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뉴질랜드 영주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국적은 한국이나 뉴질랜드에서 거주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 것이며, 뉴질랜드 시민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더 이상 한국 국적이 아니며 뉴질랜드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서 뉴질랜드 국민의 자격으로 체류하는 것을 의미하며, 뉴질랜드 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다.

영국 싱크탱크 레가툼 연구소가 전 세계 149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6 레가툼 세계 번영(prosperity) 지수’에서 전체 1위는 지난해 4위였던 뉴질랜드가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7연 연속을 정상을 지켰던 노르웨이는 2위로 밀렸다. 노르웨이 다음에는 핀란드, 스위스,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영국이 10위권 내에 포진했다.

한국은 지난해보다 7단계 떨어진 35위를 기록했으며, 미국은 안전·안보에서 낮은 순위를 받으며 17위를 차지했다. ‘세계 번영(prosperity) 지수’는 살기 좋은 나라를 의미하는 통계치다.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싱가포르(19위), 일본(22위), 홍콩(23위)이 한국보다 순위가 앞섰다. 중국은 90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금융시장의 뉴스와 데이터, 분석정보를 서비스하는 미국의 ‘블룸버그(Bloomberg)’는 세계의 엄청난 부자들이 세계적인 불확실성을 피해 뉴질랜드로 떠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안 불안한 세계에 새로이 등장한 글로벌 갑부의 새 피난처는 뉴질랜드라는 이야기다. 이미 세계가 냉전시대가 아닌 심각한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면서 핵무기 표적이 아니고 표적에서도 먼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유란다.

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과 테러 우려가 커지면서 남태평양에 외따로 떨어진 뉴질랜드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약점으로 작용한 뉴질랜드의 고립성이 오히려 전 세계적인 위기를 피할 수 있는 은신처로서의 매력으로 부상한 것이다.

뉴질랜드는 최근 싱가포르를 제치고 세계은행이 꼽은 ‘세계에서 가장 사업하기 좋은 나라’로 선정되기도 했다. HSBC홀딩스가 9월에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외국인들은 뉴질랜드를 ‘가장 살고 싶은 나라’ 2위로 꼽았다. 1위는 싱가포르였다.

뉴질랜드로의 투자이민은 3년 동안 1천만 뉴질랜드 달러(83억원)를 이 나라 자산이나 관련 펀드에 투자하고 최근 2년간 매년 44일 이상 뉴질랜드에 체류하기만 하면 영주권 자격을 얻는다. 영어를 못해도 되는 것은 물론 특정기간의 체류 의무도 없다. 하지만 일반이민은 어학능력과 연령 등 여러 가지 조건이 부가된다.

‘헬조선’이라 외치며 이 나라를 등지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 일면 이해는 가지만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이다. ‘Hell朝鮮’이란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을 지옥에 비유한 신조어였지만 ‘최순실의 악몽’을 예견한듯하여 씁쓰레하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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