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즐거운 흥정소리에 활기 찾은 태화시장
울산, 즐거운 흥정소리에 활기 찾은 태화시장
  • 윤왕근 기자
  • 승인 2016.10.20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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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의 성원에 힘입어 시장문 활짝 열었심더”
▲ 태풍 차바로 큰 피해를 입었던 중구 태화종합시장이 수해 보름만인 20일 5일장을 열었다. 장보러 나온 시민들로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김미선 기자

“아저씨 이거 너무 비싼거 아인교”, “아지매 뭐라카노, 이것도 정신없는데 겨우 마련한기라. 도와준다는 셈치고 마 갖고 가소”

오일장이 들어선 20일 태화종합시장에는 오랜만에 즐거운 흥정소리와 손님을 끌어모으는 상인들의 목청소리로 뒤덮혔다. 지난 5일 제18호 태풍 '차바'의 직격탄을 맞은 태화종합시장이 피해 16일만에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것.

물론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가 워낙 크기에 일부 상가들은 문을 열지 못했지만 상인들의 살고자 하는 생활력과 억척스러움은 여전했다.

이날 상인들은 새벽 일찍부터 좌판을 깔고 생선을 손질하고 고기를 삶는 등 손님맞이에 한창이었다.
시장 내에서 어류를 판매하는 대아수산 한재현(58)씨는 “태풍 직후 거의 열흘 이상 복구에만 매달려 장사준비를 할 시간이 하루 이틀 정도밖에 없었다”며 “아직 수해로 인한 상처가 커 마음이 착잡하지만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다. 싱싱한 물건을 들여와 선보이는 것이 그분들에게 보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즉석김밥 등 시장내에서 분식점을 운영하고 이순덕(62·여)씨는 “38년째 이곳에서 장사를 했지만 생전 이런 물난리는 처음 겪어봤다”며 “그래도 살아야 하기에 어제 밤부터 친구들과 열심히 장사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족발을 판매하는 김선옥(52·여)씨도 “보름 동안 장사를 못해 피해가 컸다”며 “그래도 시민들이 일부러 찾아와 팔아주셔서 너무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이날 태화오일장에는 특별히 장에 올 이유가 없음에도 시장 상인들을 돕기 위해 일부러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이 유독 많았다.
50여년을 우정동에서 살아온 강혜경(56·우정동)씨“앞으로 천원짜리 하나라도 더구매해서 상인들을 도울 수 있도록 자주 찾겠다”고 힘을 보탰다.

이날 박성민 중구청장을 비롯, 현대자동차 노사 등 각계 각층에서 시장을 방문해 물건을 사는 등 상인들에게 보탬이 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박문점 태화종합시장 상인회장은 “16일 만에 5일장이 다시 설 수 있을 만큼 빠른 복구가 되도록 전국에서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다시 찾아 주시는 모든 분들께 최선을 다해 좋은 물건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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