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사고 어떻게 보는것이 좋을까?
정전 사고 어떻게 보는것이 좋을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10.0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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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9월말 TV에서 재미있는 내용으로 실제로 체험한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다. 서울과 강원의 두 가족이 전기(電氣) 없이 생활한 2주간의 풍경을 담은 ‘전기(電氣) 없이 생활하기’였다.

우리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전기와 연관되지 않은 물건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전기는 현대문명의 지배자가 돼버렸다는 현실과 비록 2주이지만 전기 없는 일상을 체험함으로써 절전의 중요성과 전기의 소중함을 느끼는 출연자들의 느낌을 알 수가 있었다.

알려진 자료에 의하면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전 기구는 평균 28개라고 한다. TV와 냉장고, 세탁기, 컴퓨터 등은 늘 전원이 연결돼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1인당 전력 소비량은 7607㎾h. 1960년 46㎾h보다 165배 증가한 것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경제학에서의 재화(財貨)라는 학술적인 용어는 사용 또는 소비 등을 통해 사람(소비자)들의 효용을 증가시킬 수 있는 형태를 가진 모든 것을 의미한다.

물리적인 실체는 있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나 전기와 같은 것도 포함되는 개념이며, 운송이나 대중교통이용 같은 서비스와는 다른 개념이다.

전기는 재화의 종류로 볼 때 당연히 일정한 대가를 지불하여야만 얻을 수 있는 경제재(經濟財)이면서 경합성은 없지만 배제성이 있는 자연독점재(自然獨占財)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올해 울산에서도 원하지 않는 전기 공급 중단 사고가 발생하였다. 9월 22일 오후 3시경 작업 중이던 이동식 크레인이 공장안 고압선로를 건드려 정전사고가 발생하여 3시간 동안 작업이 중단 된 사고가 있었고, 9월 18일 오후 10시경 이동식 크레인이 이동 중, 15만4천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송전선에 접근하면서 갑작스런 정전으로 가동이 중단되어 약50억 이상의 생산 손실이 발생하였다고 한다. 3월 24일 이동식 크레인 작업과 관련된 정전이 발생하여 대부분 설비의 가동이 중단됐다. 이러한 사고의 공통점은 이동식 크레인이 회사의 송전선 주위에서 이동 또는 관련 작업을 하다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송전선로의 경우 가정 등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전력선과 다르게 피복이 되어있지 않아 도체(이번 사건 원인인 이동식 크레인)가 일정 간격 안으로 접근하면 전류가 도체 쪽으로 흐르게 된다. 이번 사고 원인도 크레인이 직접 송전선로에 닿진 않았지만 가까이 근접하면서 발생했다는 게 한전 측의 설명이다.

따라서 이런 사고예방대책으로는 운행경로 및 작업방법이 포함 되는 안전대책에 관한 작업계획의 작성, 이동식 크레인 기사의 안전작업수칙 준수, 이동식 크레인 붐대 상단에 활선 접근 경보장치 설치가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울산의 주력 산업인 석유화학업종의 대규모 화학공장은 순간 정전일지라도 가동중단으로 이어지며,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화학공정은 정전으로 가동이 중단되면 재가동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된다. 특히 정상적으로 가동중지 절차에 따른 것도 아니고 갑자기 가동이 멈췄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정기보수 등을 위해 정상적으로 가동중지 절차에 따를 경우에도 재가동에 최소 1~2일 정도는 소요된다”면서 “정전에 따른 비상가동정지의 경우 반응기 내의 굳어진 폴리머를 제거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최대 일주일씩 걸리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정전 사고 완전히 방지할 수 없어 대형 피해에 상시 노출돼 있음에도 기업들의 경우 위기관리체계에 한계가 있어 피해 규모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전사고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 :Uninterruptible Power Supply) 및 비상발전기, 송전선로 복선화사업(Dual Feeding System) 등의 수단이 있지만 전력 보강 설비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비용이 너무 많아 외면되는 것 같다 .

김종운 부장

영남권 중대산업 사고예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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