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곡천 강우빈도, 왜 달리 적용하나
유곡천 강우빈도, 왜 달리 적용하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10.17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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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울산에 불어 닥친 태풍 ‘차바’는 기상관측 이래 최대 강우량(124㎜/hr)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울산지역의 피해는 17일 현재 사망 3명, 이재민은 14 5세대 331명이 발생했다. 시설피해로는 주택침수 2천968건, 차량침수 1천670건, 도로파손 618건 등 총 6천289건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구 태화·우정시장의 경우 230개 전 점포가 침수됐다.

상인들은 침수 이후 생업을 위한 공간 복구에 지금까지 안간힘을 쏟고 있다.

태화시장 인근에 40년째 살고 있는 한 주민은 폭우로 인해 태화·우정시장이 침수피해를 입은 경험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주민들은 폭우도 폭우지만 시장 위쪽으로 조성된 혁신도시내 우수저류시설이 피해를 키우는데 한 몫을 단단히 했다고 믿고 있다.

중구주민회는 태화시장과 우정시장, 성남시장 일원에 큰 피해가 발생한 것은 물흐름을 무시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혁신도시개발이 키운 인재라고 확신했다.

주민회는 17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2007년 7월 중앙일보와 임업연구원이 공동조사하고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조사한 토양별 빗물침투능력 결과는 건강한 숲이 시간당 272㎜, 초지는 128㎜, 전답은 89㎜의 빗물을 흡수한다는 결과가 나왔고 이후 모든 공영개발이나 토목공사시 이 원칙이 적용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혁신도시 개발전 그린벨트지역이었던 점을 감안한 유수량 증가(시간당 160㎜) 등에 따른 제반 원칙이 제대로 검토됐다면 이번 인재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이 허구는 아니다.

LH는 태풍 ‘차바’는 울산시 기중 500년 빈도를 상회하는 것으로 유곡천 및 주변지역의 방재시설의 설계빈도를 고려할 때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로 태화시장 뿐 아니라 울산시 저지대 대부분 지역에 침수가 발생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LH는 2007년 개발 당시 ‘울산시 하천정비기본계획’상 80년 빈도인 유곡천의 관리기준에 훨씬 못미치는 50년으로 결정해 적용했다.

LH는 해명자료에서 “사업지구에 적용한 강우강도는 영구저류지 용량 산정을 위한 것으로 설계빈도는 ‘재해영향평가 실무지침(200 5.4, 소방방재청)’에 따라 50년 빈도를 채택했다”며 “80년 계획빈도는 ‘울산시 하천정비기본계획’상 적용되는 관리기준이고, 유곡천 영구저류지 시설물은 재해영향평가 실무지침에 따라 영구저류지의 제원을 50년으로 결정한 사항을 적용한 것으로서 하천정비기본계획과 시설물설치기준은 적용기준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해저감시설인 저류지의 설계빈도 기준은 50년으로, 500년 빈도를 상회하는 이번 강우에는 완벽한 방재기능을 기대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LH 변명하고 있는대로 지방자치단체가 수립한 하천정비기본계획이 시설물설치기준에 미달했으면 과연 어느 기준을 따랐을까 궁금하다.

이번 수해로 국무총리를 비롯한 장관, 여야 대표 등이 하루가 멀다하고 다녀갔다. 모두가 한목소리로 항구적인 대책을 세우겠다고 약속을 했다.

LH가 내놓은 답변에 대한 궁금증을 울산시민들에게 시원하게 풀어줄 수 있는지 묻고 싶다.

<박선열 편집국 / 정치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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