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 가을 4색에 물들다
느릿느릿 가을 4색에 물들다
  • 박대호 기자
  • 승인 2016.10.13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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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가을

경주는 알고 갈수록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은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지다.

더군다나 가을 아닌가. 올해 경주 여행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한적하게 걸어보자.

가을을 듬뿍 머금은 천년 신라의 길이 가을 여행객을 기다리고 있다.

무심코 지나치면 풍경들을 놓치기 쉬운 곳 경주.

이번 경주 여행의 컨셉은 가벼운 트래킹이다.

준비가 되었다면 운동화 끈을 고쳐매고 차에서 내리자.

 

▲ 통일전 앞 은행길.

◇가을 나무들이 부르는 노래. 통일전, 산림환경연구원

경주 시내에서 불국사로 가는 길. 황금 들판 사이로 통일전 가는 길이 보인다. 통일전은 신라가 이룩한 삼국 통일의 위엄을 기리고, 대한민국의 통일 염원을 위해 건립되었다. 통일전에는 삼국을 통일하는 데에 큰 공을 세운 신라의 태종 무열왕 김춘추와 김유신 장군, 그리고 삼국 통일의 대업을 완수한 문무왕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경주 통일전의 백미는 은행나무 길이다. 가을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이 길은 차에서 내려 흩날리는 은행잎을 맞으며 걸어야 제 맛이다.

통일전에 왔다면 절대로 지나치지 말아야 할 곳. 가을 걷기의 명소 산림환경연구원이 있다.

이 곳은 본래 산림환경조사, 산림병해충의 친환경 방제 등의 산림을 연구하는 연구기관이지만 일반인들에게도 개방하고 있다. 특히 가을에는 단풍나무, 은행나무 등 다양한 수종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곳곳에 식재된 나무 군락 사이로 가을 정취를 질리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연인, 가족끼리 와도 좋고 혼자서 고즈넉하게 가을을 즐기는 것도 좋다. 콘크리트 빌딩 숲과 정반대의 오로지 자연속에서의 가을에 흠뻑 취할 수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 가을빛 물든 보문정.

◇정제된 가을의 미학을 완성시키는 보문 호반길

경주 보문관광단지 보문호수를 온전히 한 바퀴 돌아 볼 수 있는 호반길은 시민들의 운동코스로 관광객들의 힐링코스로 인기다. 평지로 조성된 8㎞에 이르는 보문 호반길은 친환경 점토 및 황토 소재로 포장되어 걷기로만 따지면 전국 최고다.

특히, 밤이 되면 호반길의 매력은 절정에 달한다. 은은한 조명과 함께 멀리서도 눈에 띄는 물 너울교는 풍경 자체로 마음은 평온하게 만든다.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다리를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길이다.

보문호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전체적으로 반지형태를 띄고 있고, 물너울교는 다이아몬드의 모양이다. 보문 호반길은 다이아몬드 반지와 같은 생김새다. 많은 연인들이 물너울교를 건너면서 변치않는 사랑을 약속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랑 고백은 타이밍과 분위기가 핵심이다. 경주의 가을과 보문 호반길은 최고의 포인트이다.

 

▲ 산림환경연구원.

 

▲ 무장산 억새.

◇천지에 은빛 억새 휘날리는 무장봉 억새길

경주의 가을 산길로 가보자. 경주 동대봉산 무장봉(암곡동)은 온 산을 뒤덮은 은빛 억새로 유명한 곳이다.

가을이면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148만㎡의 억새군락지는 시야 가득히 들어오는 시원한 풍경과 문화재가 함께 어우러진 이색적인 등산로다. 무장봉 근처에는 신라 삼국통일의 역사가 서려있는 무장사지와 무장사지 삼층석탑(보물 제126호)이 있다. 등산과 역사여행이 동시에 가능한 산행길이다.

또한 영화 '태극기를 휘날리며'와 드라마 '선덕여왕' 촬영지로도 입소문이 나 가을이면 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모은다. 제대로 된 가을 억새밭 속에서 길을 잃고 싶은 분들은 오시라. 억새밭에서 헤매는 길이 이토록 달콤하다는 것을 똑똑히 깨닫게 해주는 무장봉 억새길이다.

◇경주 바다와 함께하는 파도소리 가득한 길

가을산행이 지루하다면 경주 바다길을 걸어보자. 경주 양남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사사사철 관광객에게 꾸준히 인기있는 길이다. 가을 태양이 비추는 에메랄드빛 가을바다는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바다 옆으로 출렁이는 은빛 억새 물결은 바다와 육지의 경계를 부드럽게 이어준다.

파도소리와 바람에 스치는 억새소리는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가을의 이중주를 들려준다. 독특한 정취를 만끽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경주 바다의 자랑이다.

파도소리길을 따라 걷다보면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주상절리를 바로 눈 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부채꼴 모양의 여러 가지 형태의 주상절리는 언제보아도 눈길을 끄는 천혜의 비경이다.

박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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