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세계산악영화제의 과제
울주세계산악영화제의 과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6.10.12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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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걸음을 내디딘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이 영화제의 성장에 대한 기대는 더 커지고 있다.

영화제는 지난 달 30일부터 지난 4일까지 닷새 동안 울주군 상북면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일원에서 열렸다.

일기예보는 영화제 기간 내내 비가 오는 것으로 나와 있었다. 울주군 관계자와 영화제 사무국 직원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행사 기간 간간이 비가 내리기는 했지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었다.

개막식이 열릴 때도 비가 내렸지만 식장은 초만원을 이뤘다. 사무국은 영화제 관람객이 5만4천여명이었다고 최종집계했다.

세계적인 산악영웅 라인홀트 메스너가 그린카펫을 밟으며 입장할 때 관객들은 환호했다. 영화제가 열리는 동안 관람객들의 관심도 메스너에게 집중됐다.

메스너는 단순히 어려운 고산등정 기록을 많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존경받는 인물이 아니다. 그는 불가능이라고 여겨졌던 영역을 가능의 영역으로 확보했을 뿐 아니라 알피니즘이라 불리는 진정한 탐험정신을 구현한 인물이다. 알피니즘 문화의 범위를 넓히고 품격까지 끌어올린 것도 그의 업적이다.

그는 울주산악영화제의 방향에 대해 “등반하는 것은 산과 인간과의 관계와 등반을 통해서 인간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라며 “산악영화제는 이런 점에 충실한 문화행사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등산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알피니즘이라고 부르는 탐험 위주의 등산과 일반인들이 하는 레저활동으로서의 등산이다. 산악영화제의 타겟도 이 두 가지 부류의 등산인들로 조준해야 한다.

산악영화와 산악관련 문화를 주제로 하는 페스티벌인 산악영화제의 주체는 당연히 산을 즐기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느 축제들과는 구별해야 하는 것이다. 국내의 등산인구도 결코 적지 않다. 알피니스트들의 저변도 두텁고 일반 등산인구도 상당하다. 정확한 통계를 언급할 필요도 없이 주말 전국 유명산의 등산객과 관련 용품 산업의 시장 크기를 보면 알 수 있다.

특히 천혜의 영남알프스를 안고 있는 울산은 등산애호가들이 많다. 크고 작은 산악회도 많고 시내 전역에서 등산의류·용품 가게도 성업중이다.

영화제의 홍보를 국내외 산악인 또는 등산애호가들로 범위를 좁혀서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산악전문 매체들이 이번 영화제에 보인 관심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에서는 산악인구는 많지만 이렇다 할 산악 관련 문화행사는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어렵게 제작되는 산악영화의 시장도 제한적이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국립공원급 산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철쭉제나 눈꽃축제 등의 행사와는 격이 다르다. 산악인들이 산악활동의 진정한 의미를 되돌아보고 미답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정보 취득은 물론 새로운 동기를 찾을 수 있는 산악문화행사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영화제는 영남알프스의 억새평원이 장관을 이루는 시기에 열린다. 전국의 산악인들이 영남알프스를 찾고 싶은 시기인 것이다. 이들이 영남알프스 산행과 영화제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영화제가 기획돼야 한다.

이번 영화제에서 활용된 신불산시네마와 가지산시네마 같은 간이상영관을 석남사 입구나 배내골, 배내고개 등 주요 등산로 초입에 더 설치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강귀일취재2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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